여전채, 금리 내려도 발행은 ‘뚝’…규제·수익성 압박에 이중고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09.25 07:32  수정 2025.09.25 07:32

가계대출 규제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동반 감소

여전채 금리 하락에도 발행 위축…‘엇박자’ 현상

조달 부담 완화는 장기 과제…단기 수익성 압박 여전

카드채 발행이 한 달 새 30% 넘게 급감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카드채 발행이 한 달 새 30% 넘게 급감했다. 여전채 금리 하락으로 조달 여건은 나아졌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수익성 압박이 겹치며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소극적으로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채권 발행액은 2조3100억원으로, 전월(3조4777억원)보다 1조1677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33.6%에 달해 금융채 세부 항목 가운데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발행 축소 배경으로는 자산 성장 둔화와 대출 규제가 동시에 꼽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9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4483억원으로 전월보다 395억원 줄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현금서비스 잔액도 같은 기간 243억원 줄어드는 등 가계대출 전반이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6·27 대책 이후 대출 한도가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대출 수요 자체가 급격히 줄어든 점이 발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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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출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조달 여건은 오히려 나아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집계를 보면 지난 8월 29일 기준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연 2.776%로, 올해 초(3.08%)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4%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금리 하락으로 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발행은 위축되는 ‘엇박자’가 나타난 것이다.


운용 측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말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05%로, 전월(14.33%)보다 0.28%포인트(p) 낮아졌다. 이는 2023년 9월(14.07%) 이후 2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조달 금리와 대출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 하락은 카드사 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지만, 장기물 채권은 만기 도래 이후에야 낮은 금리로 재발행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체감이 어렵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달 여건은 개선됐지만 자산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해 단기간 내 업황 반등보다는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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