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시급한데 임대사업자는 옥죈다…주거사다리 ‘흔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5.09.16 07:00  수정 2025.09.16 07:00

1~7월 비아파트 착공 1만8499가구 그쳐…감소세 지속

전세보증 ‘126%룰’로 엄격해진 기준…전세사고 우려↑

전세대출·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빌라 공급 축소

ⓒ데일리안 DB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서민 주거사다리가 끊길 위기다. 전세사기로 위축된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임대인들의 임대 공급이 줄어들고 전세사고 위험이 되레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비아파트 착공 실적은 1만8499가구에 그쳤다.


이는 지난 3년간 같은기간(1~7월)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22년(5만5460가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2023년(2만6754가구)과 지난해(2만184가구)보다도 감소했다.


1~7월 누적 기준 아파트 착공 실적이 지난 2022년 16만7622가구 이후 2023년 8만5658가구로 줄었다가 2024년 12만3089가구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10만6048가구를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감이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아파트 대비 비아파트 공급 감소세가 확연히 가파른 셈이다.


통상 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가 풍부해 거래가 활발하지만 비아파트의 경우 임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매매에 뛰어든다.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기와 맞물려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서 전세사기가 발생하면서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급감했고 임대차 시장이 붕괴되면서 수요 부족에 따른 공급 축소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전세대출과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보증상품 가입 기준이 엄격해진 점도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을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이어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전세보증 상품 가입 기준으로 공시가격 126%룰(공시가격 140%*담보인정비율 90%)을 적용 중이다.


이로 인해 보증 가입이 가능한 전세가격이 하향 조정되면서 월세화 속도가 빨라지거나 신규 임차인을 들이지 못해 보증금 반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세사고가 발생하는 등 임차인의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세대출과 임대인에 대한 대출 규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거 사다리를 흔들고 있다.


6·27 대출규제 당시 전세를 위한 정책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 이어 이번 9·7 부동산 대책에서도 1주택자에 대한 서울보증보험(SGI)과 HF, HUG 등 3사의 전세대출 한도가 일괄 2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수도권에서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의 경우에도 기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30%에서 0%로 전면 제한됨에 따라 임대주택 공급 위축 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희창 한국임대인연합회장은 이에 대해 “이번 부동산 대책은 고가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동일 선상에 두고 일괄 규제해 서민에 더 큰 부담을 지게 하고 있다”며 “자금이 부족한 임대인들 마저 양질의 공급자에게 주택을 팔 수 있는 길이 막히면서 매매가 더 위축되고 임차인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임대인 규제가 강화될수록 서민 주거사다리가 끊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공급이 다시 쪼그라드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다세대·다가구·연립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은 이미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보증상품 가입 기준 상향 등으로 전세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서민 주거 안정화를 위해 비아파트 공급이 이뤄져야 하지만 정책 방향이 주거 사다리를 잇는 것이 아니라 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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