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하루만에 '강공 모드'로…'내란' 26번 언급할 때 '협치' 0번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5.09.10 00:10  수정 2025.09.10 10:07

정청래,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

"국힘, 내란세력 단절 못하면 해산 심판 대상"

3대 특검법 개정안·3대 개혁 '속도전' 재차 강조

국민의힘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실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웃으며 악수한 지 하루 만에 다시 '강공 모드'로 돌아왔다.


정청래 대표는 9일 50분간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내란'을 26번이나 언급했지만, '협치'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대표와 웃으며 악수하며 협치 가능성 분위기를 조성한 지 하루 만에 내란 청산을 재차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정조준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대표가 연설을 하는 동안 고성으로 강하게 항의했고, 일부 의원들은 중간에 퇴장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 대표에게 40여 차례 박수를 보냈다.


정 대표는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 권력을 사유화하고, 분단을 악용하고, 정의의 가면 뒤에서 저질렀던 악행을 청산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께 간곡히 제안한다. 내란과 절연하고,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 어린 사과를 하라"고 했다.


그는 "완전한 내란 청산은 보수가 진정한 보수를 회복하고, 도덕적으로 부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진심 어린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여야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역사 청산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 내야할 때"라고 했다.


정 대표는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이라며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 무너진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바로세워야 한다"고 했다. 또 "(12·3 비상계엄 당시) 불법 명령에 저항한 군인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군인복무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개혁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는 기쁜 소식을 반드시 들려 드리겠다"고 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국회가 나서서 예산과 인원을 늘려주겠다는데도 반대하는 조직은 처음 본다"며 '대법관 수 증원' 등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내란 전담 재판부를 만들라는 여론이 높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과 관련해선 "가짜정보 근절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으로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에 대해선 "보여주기식 협의체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내는 협의체가 되어야 한다. 민주당이 든든하게 앞장서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민생·경제 분야에서도 "보수가 경제를 잘한다는 얘기는 이제 흘러간 유행가 가사"라며, 경제 이슈도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남북이 힘을 합치면 당장 경제 규모도 커지고, 동북아시아까지 협력의 영역을 넓히면 새로운 경제공동체가 생겨날 것"이라며 남북 관계에선 경제·민생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 대표의 연설에 대해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았는데, 내용은 거울을 보면서 자기 독백을 하는 것 같았다"며 "민생보다 이념 얘기로 연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 대통령께서는 정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은 것을 가졌으니 양보하라 주문했다"며 "(정 대표는) 양보는커녕 국민의힘을 없애겠단 얘기만 반복했다. 오늘 정 대표의 연설은 양보가 아니라 여전히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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