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개편은 사실상 ‘축출법’…법 판단 받아봐야”
“내 임기는 내년 8월…자진 사퇴는 부정과 협력”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방통위 개편법)’이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뒤 과천 청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9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방통위 개편법)'이 사실상 '이진숙 축출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과천 청사에서 입장을 표명하며 "이렇게 법을 바꿔 사람을 잘라내려는 시도가 정당한지, 법의 판단을 받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 개편법은 방통위에 과기정통부의 유료방송 진흥 등 기능을 흡수해 방송 전반의 규제·진흥 업무를 총괄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내년 8월까지였던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도 자동 종료된다.
해당 법안은 11일 과방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법안 통과 이후 거취를 묻자, 이 위원장은 "결국 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면서 "(방통위 개편)법이 통과되는 즈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버티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버틴다는 표현은 다소 부정적인 어감"이라며 "제 사퇴 압박과 관련해 검찰 고발, 감사원 요청 등 여러 형태의 화살이 집중적으로 퍼부어졌다. 고소·고발을 주도한 당사자들은 부인하겠지만, 이런 것들이 고위 공직자를 뽑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그대로 받아들여 자진 사퇴한다면, 그것은 '부정과의 협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라고 쉽겠는가, 힘들지만 이런 시도들에 맞서는 것이 정의를 위한, 법치를 위한 저의 작은 기여"라고 호소했다.
대구시장 출마설 등의 소문에 대해서는 "제 임기는 내년 8월"이라며 "저는 지금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만 했고,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부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맞추는 식으로 법이 조정됐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그들의 필요에 의해 임기 도중 고위 공직자를 내치는 것은, 과거 자신들이 비난했던 다른 정권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한 비판 대목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은 방통위에 유독 힘을 집중시켰다. 국회 추천 상임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사실상 2인 체제를 만들었고, 이를 불법이라고 규정하면서 저를 탄핵했다"면서 "불법 상황이라면서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방통위 심의·의결을 문제 삼는 것은 오른손을 묶어놓고 왜 왼손으로 밥을 먹느냐 시비를 거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2025년 방통위 소송 예산을 0원으로 책정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는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 상대가 국내 기업일 수도 있고, 글로벌 테크 기업일 수도 있다. 소송비가 ‘0원’이면 중요한 소송에 대응할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한민국에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최 위원장의 '이재명 정부와 의견이 다른데 왜 그 자리에 있느냐'는 말을 인용하면서 "방통위는 대통령 직속 행정기관이지만 대통령을 위한 기관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기관"이라며 "특정 진영의 소유물도, 대통령의 소유물도 아니다. 방송은 윤석열 정부의 것도 아니고, 이재명 정부의 것도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를 찍어낸 후 정부와 뜻이 같은 인사를 위원장으로 앉히려 한다면, 우리 방송과 언론의 독립성은 보장될 수 있겠나. 특정인을 찍어내기 위해 조직 개편을 수단으로 동원한다면, 그 정부를 민주적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법을 바꿔 사람을 잘라내는 것은 ‘숙청’이다.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법을 바꿔 법을 지배하는 것이 ‘혁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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