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광복절 첫 연설 …북러단결의 힘 강조·한미 언급은 없어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8.15 15:22  수정 2025.08.15 15:23

김정은 "북러는 세계 평화 위한 투쟁의 한 전호에 있어"

러 하원의장 행사 참석…'러 국가'가 행사 마지막 장식

제국주의 비판 속에서도 한미 언급 없이 수위조절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광복) 8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 80주년 경축행사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른바 '조국해방의 날' 계기에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와 경축 공연도 예년에 비해 규모 있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력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력(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과 로씨야는 지금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에서 또다시 정의의 력사를 창조하고 있다"며 "숭고한 리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력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있는 조로(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을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으며,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 계기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경축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이 자리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다. 이어진 경축공연의 마지막도 러시아 국가가 장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 80주년을 기념해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또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오진우, 오백룡, 김일, 최춘국, 강건, 김책, 안길, 류경수, 최현, 림춘추의 반신상에 헌화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직접 축하 연설을 한 것은 이례적"으로 "80주년이라는 정주년, 러시아 경축대표단의 참석이 연설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경축사 하루 앞둔 시점에 수위조절의 축하연설을 공개한 것은 낮은 수준의 선제적 화해 조치로서 이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화답을 기대하는 메세지가 내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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