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큐레이션과 취향으로 개성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는 동네서점”
국내 대표 서점 교보문고에서는 베스트셀러 도서를 선보이는 동시에 ‘놓치기 아까운 책’이라고 명명되는 책들이 있다. 베스트셀러에는 들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책들을 교보문고가 큐레이션 해 소개하는 것이다. 또는 오랜 시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를 다시 조명해 책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이 같은 시도들에 대해 “최근에는 ‘모두가 읽는 책’보다 ‘나에게 맞는 책’을 찾는 독자들이 많아졌고, 이런 흐름을 소형서점들이 잘 파고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취향의 시대’에 맞춰, 베스트셀러가 아니더라도 좋은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 관계자의 말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게 책을 소비하고 나아가 SNS 등을 통해 감상을 공유하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 세대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라 책을 소비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책을 즐기는 이 세대가 ‘텍스트힙’(책 읽는 것은 힙하다) 문화를 주도하면서 출판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에 ‘취향’에 따라 책을 추천하는 ‘큐레이션’이 독자들의 선택을 돕는 하나의 방식이 되고 있다. 독립서점 또는 작은 규모의 동네서점은 ‘큐레이션’을 통해 좁지만 깊게 독자들과 소통하며 종이책의 가치를 꾸준히 입증 중이다.
대표적으로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그림책 전문 서점이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가 하면, 여행 관련 책을 선보이는 바람길부터 스페인 또는 남미 관련 서적들로 마니아들을 이끄는 스페인책방 등 아예 취향을 좁혀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는 서점도 있다. 여행 또는 스페인, 남미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지만, 대신 해당 소재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곤 한다.
이것이 완성도 높은 책을 선보이는 흐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어떤 큐레이션이 ‘좋은’ 큐레이션인지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말하지만, 하나의 관심사를 파고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큐레이션의 완성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 예로 “스페인이나 남미 관련 책이 나오면 일단 한 번씩은 다 입고한다”고 말한 스페인책방의 책방지기는 “그러다가 제가 보고 좋았던 책이나 꾸준히 판매되는 책은 꾸준히 입고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더 좋은 책들이 쌓이게 되는 것 같다”라고 시간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배가되는 완성도를 언급했다.
한 동네서점 관계자는 “물론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린, 역량 있는 작가들의 책을 접하는 것도 독자들에게 필요하다. 대형서점의 가장 발길이 잘 닿는 곳에 베스트셀러 도서가 있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고 짚으면서도 “다만 지금은 취향이 다양해졌다. 좋은 책의 기준도 저마다 달라진 것 같다”고 짚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도 신간, 베스트셀러 도서 중심의 대형서점과 색깔이 뚜렷한 작은 서점의 ‘공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립서점이나 지역 서점이 자신만의 큐레이션과 취향으로 개성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우리 같은 대형서점이 있는 반면, 이런 소형서점들이 전국 곳곳에서 실핏줄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독서 문화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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