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남은 APEC, 주요국 정상 한자리에…李정부 주재 첫 국제행사 시험대

경주서 美中 정상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 주목

한미정상회담 열릴시 관세·한미동맹 논의할듯

金총리 행사준비 총대…홍보대사에는 지드래곤

외교부는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정상회의를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APEC 푸드트럭'을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행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외교 공백을 일으켜 세우고 국제 사회 의제를 선도하는 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국제 신뢰를 회복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이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개최한다.

21개 회원국들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 AI(인공지능)협력,디지털 혁신 등의 핵심 주제를 두고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일본·중국·러시아·캐나다·베트남 등 APEC 회원국 20개국 정상에게 초청 서한을 발송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참석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도 그동안 주장해 온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마음껏 펼쳐 볼 무대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미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수출 타격 위험이 큰 상황과 미중 갈등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에게는 이번 정상회의가 하나의 시험대로 올라 있는 모습이다.

이에 남은 기간 동안 빈틈없이 외교전략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동시에 참석할 경우 미중 정상이 한자리에서 대면하기에 이재명 정부의 다자외교 역량을 펼칠 기회가 주어진다.

정부도 이번 APEC 정상회의에 큰 변수가 없다면 미국과 중국 정상 모두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시진핑 주석만 참석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는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거론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현재 방미 중인데 한미정상회담 개최 논의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이번 회의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한미동맹 강화와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가 깊이 있게 이뤄질 수 있다.

외교당국은 APEC 이전에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로선 기회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한미정상회담의 적기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미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북한 초청 문제에 대해 "북한은 APE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서한 발송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는 않았다"면서 "외교·통일 라인에서 검토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정부는 APEC 기간 동안 각국 대표단 4000여명에 더해 기업 관계자 등 최대 3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 세계 기업인과 민간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활발한 교류의 장이 예상된다.

이에 맞춰 정부도 빈틈없는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가수 지드래곤을 올해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대표 아티스트이자 우주로 음원을 송출하는 등 끊임없는 창의와 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지드래곤"이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상회의를 100일 앞둔 오늘부터 지드래곤 님과 APEC 정상회의의 시너지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1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방문해 APEC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총리는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아 수시로 경주를 오가며 현장을 점검 중이다.

정상 숙소를 비롯해 실무인력과 기자단이 사용할 시설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 콘텐츠를 충실히 활용할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까지 김 총리가 책임지고 있다.

또 외교부는 이날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에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이 홍보영상 제작을 맡았음을 밝혔다.

이 밖에도 APEC 정상회의를 알리기 위해 '찾아가는 APEC 푸드트럭'을 운영한다. 푸드트럭은 이날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 광장을 시작으로 3개월간 전국을 누비면서 개최도시 경주의 특색을 살린 '경주 얼굴빵' '경주 쿠키' 등 먹거리를 선보인다.

'100인의 인터뷰 챌린지'도 시작된다. 국민 누구나 APEC 정상회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신청해 기대와 응원의 목소리를 남길 수 있다.

정부서울청사 외벽에는 APEC 개최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리고, CNN 등 해외 유력 매체를 통한 광고가 병행된다.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는 20년 만에 다시 의장국이 된 대한민국이 국제 신뢰를 회복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