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채상병 특검 조사서 'VIP 격노설' 인정 취지 진술
1967년 서울 출생…서강대 졸업하고 미국서 박사학위 취득
이명박 정부서 공직 입문…한미 FTA 타결 등 주요 현안 총괄
윤석열 정부서도 실세 참모 역할…尹 지근거리서 수행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경호 라인의 실세로 알려진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최근 채상병 특검 조사에서 'VIP 격노설'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화내는 걸 들은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3년 7월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인물이 수사기관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전 차장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출석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것은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이를 뒤집는 진술을 한 셈이다.
김 전 차장은 지난 1967년 2월 서울에서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김경회씨의 장남으로 태어나 여의도국민학교, 여의도중학교, 마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코넬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시카고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빙연구원, 외교안보연구원(국립외교원 전신) 조교수 등을 지냈다. 2005년부터는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주말 공부 모임 참석자로 인연을 맺었고, 이후 이명박 대선 캠프 자문교수팀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 김 전 차장은 41세의 나이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통령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내며 대북 정책과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한미 FTA 타결 등 주요 한미 현안을 총괄했다.
김 전 차장은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밀실 처리' 주도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까지 4년 4개월여간 청와대에 재직했다. 당시 사실상 모든 외교안보 정책이 그의 손을 거친다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높았다고 한다.
이후 10여년간 공직을 떠나있던 그는 2022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의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어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 제1차장 임명이 공식 발표되며 공직에 복귀했다.
김 전 차장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브리핑을 맡았고, 같은 해 6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현지 브리핑을 담당했다.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도 김 전 차장은 박진 전 외교부 장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윤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차장을 두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한 실세 참모이자 복심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 집권 기간 국가안보실장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김 전 차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올해 탄핵 국면을 거치며 사의를 표명했고, 대선이 치러지던 6월 3일 사표가 수리되며 공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현재 성균관대 교수직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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