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준비 돌입…당권주자들은 고심 또 고심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03 04:20  수정 2025.07.03 04:20

'6·3 지방선거' 부담감에 장고 돌입

다시 주도권 잡은 '친윤계'에

개혁파 인사들 고민 가중

송언석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장 의원총회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본격 가동하면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했지만,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고심은 날로 깊어지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중된 가운데 개혁파 인사들은 친윤(윤석열)계가 당을 다시 장악한 현 시점에서 쉽사리 출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국민의힘은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며,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박덕흠·조은희·김대식 의원과 함께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 홍형선 화성갑 당협위원장 등 원외 인사가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다.


비대위 출범과 함께 당 혁신위원회도 띄웠다. 혁신위원장으로는 안철수 의원이 내정되며 자연스레 유력 당권주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대선 직후만 해도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듯 활발히 움직이던 이들의 행보는 최근 뚜렷이 잦아든 모습이다.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 간 '리턴매치'가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로선 두 인물 모두 불출마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그 배경에는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새 당대표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지만, 패배할 경우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야 하는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부담이 크다.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뒤여서, 이번 선거 역시 국민의힘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부담감 속에서 당권주자들은 좀처럼 출마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최근 당내 스킨십을 넓히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외부적으로는 전대 출마를 일축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달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민의힘 전직 의원들과 오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전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후보의 최측근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지금 김문수 전 후보가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건 없다"고 말했다.


개혁파 인사들은 특히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하면서 당 주도권을 친윤계가 쥐게 된 상황이 연출된 만큼,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앞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발표한 '5대 개혁안'이 무산된 것처럼, 친윤계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대표 재임 시절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과의 갈등으로 이미 깊은 골이 생겼고, 현재 구도에서 당선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이날 BBS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한 전 대표가 전대 출마와 관련해서) 이렇게 고민하고 신중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요즘 이와 관련해서 만큼은 말씀을 안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잘 없다"며 "주변에 의원들이 주로 (한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더라. 우리 당의 상황에서는 일단 나가지 말라는 의견이 더 많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보면서 한 전 대표가 최종 결정을 하겠지만, 지금은 나오지 않는 쪽에 무게가 더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친한계 인사 중 한 명이 대신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 역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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