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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운영하는 CEO라면 누구나 한 번쯤 “왜 재무제표상의 이익은 있는데 통장에 남는 돈은 부족한가”라는 고민을 해본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당기순이익·미처분이익잉여금과 실제 보유 현금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목적자금 설계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목적자금이란 법인, 주주, 임원 각자의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미리 준비해두는 전략적 재무관리다. 이를 통해 기업은 예상치 못한 변수나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특히 매달 현금흐름이 빠듯한 기업은 더욱 체계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법인 입장에서는 중장기 투자자금과 최소 6개월치의 운전자금 확보가 기본이다. 임원에게는 은퇴 이후의 퇴직금을, 주주에게는 지분 가치 실현을 위한 이익소각 대금을 사전 확보하는 것이 대표적인 목적자금 사례다.
예를 들어, CEO가 퇴직 시 4억 2천만원의 퇴직금을 받을 경우 퇴직소득세만 8,400만원에 이른다. 이를 상여로 받으면 건강보험료까지 포함해 세금 부담이 40~50%까지 치솟을 수 있다. 하지만 이익소각 방식을 활용하면 배우자 증여 등을 통해 별도의 소득세 없이 자금 인출이 가능하다. 동일한 금액이라도 사전설계에 따라 세후 수령액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CEO 대부분은 주주이자 임원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임원 퇴직금과 주주 이익소각을 병행해 활용하는 이중 절세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 내부에 축적된 자산을 일정 시점까지 저수지처럼 관리하다가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며 인출하는 최적의 경로를 설계할 수 있다. 다만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충분한 상담과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의 조언이 필수적이다.
목적자금 설계에서 금융상품을 통한 절세 구조화도 핵심이다. 고액 연봉 CEO가 별도 준비 없이 추가 보수를 받으면 고율의 종합소득세가 즉시 적용된다. 그러나 기존 급여 범위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추가 법인 지출 없이도 절세와 수익률 향상이 동시에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목적자금 설계는 단순한 법인세 절감이 아니라, CEO의 은퇴자금, 개인 자산 관리, 가업승계, 지분구조 재설계 등 장기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의 규모, 수익구조, 지분 구성에 따라 구체적인 전략은 달라질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사전 준비 없이는 실행이 불가능하다.
이제는 모든 CEO가 기업의 재무현황과 주주·대표의 자금 계획에 따른 체계적 목적자금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할 시기다. 저성장·초경쟁 시대에 기업과 CEO가 함께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설계와 초절세화된 자금 활용 로드맵을 갖추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도움말 : 매경경영지원본부 이혁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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