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부과 유예 이후 가격 급등
이달 안으로 50%까지 오를 전망
8월 유예기간 종료 전까지 계속↑
“불확실성 탓 단기 급등락 가능성”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잠시 휴전하기로 함에 따라 해상운임이 크게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90일 관세 유예기간인 8월 중순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23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 따르면 미·중 관세 합의 후 중국의 재고 소진 의지와 미국의 재고 보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해진공은 “4월부터 공급 축소가 극대화된 점을 고려한다면 단기 운임은 강세가 예상된다”며 “90일이라는 관세 유예기간으로 정책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입사의 사전 선적 정도, 선사의 북미항로 복원 속도, 그리고 미국 소비 회복 여부가 향후 물동량과 운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주 중국발 미국행 해운 요금은 4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 전주 대비 16~19% 올랐다. 전문가들은 향후 10일 이내 50%가량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최고가였던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만 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가 지난주 발표한 세계 컨테이너지수를 보면 이번 주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40피트 컨테이너 운송 비용은 전주 대비 16% 상승한 3136달러를 기록했다. 상하이에서 미국 동부 뉴욕까지의 운송비는 19% 상승한 4350달러였다.
운송업체들은 앞으로 열흘 안에 운임이 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컨테이너 운송료는 TEU당 3000달러가 넘게 된다.
영국 선박중개업체 브레마 쉽브로킹 조나단 로치 애널리스트는 고율 관세 유예 기간이 한정(90일)된 점을 주목했다. 그는 “미국 수입업자들이 이 기간에 가능한 한 많은 물량을 들여와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다”면서 “운송 요금은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로별로는 미주 항로가 강세다. 상호 관세 후 대규모 공급 축소가 이뤄졌던 만큼 단기 선복 부족에 따른 운임 인상 요인이 늘었다. 운임 강세 지속 여부는 미국의 구매력 회복 여부와 공급량 복원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해진공은 “4월 대비 50~200% 부킹이 증가했다는 주장이 있으며, 선사들은 지난15 기준 1000 달러 GRI(시장 변동에 따른 기본 선적 요금)를 1000달러라고 발표했다”며 “6월 추가 GRI와 함께 미국 서부로 가는 배는 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라고 했다.
유럽 항로는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운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중 관세 합의를 계기로 유럽항로에 추가된 선복의 북미항로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추후 유럽항로 공급량 축소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는 유럽 주요 항만 사정을 고려하면 주간 단위 실질 공급량은 더욱 축소될 수도 있다.
해진공은 “수에즈 운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통항료 15% 할인을 발표하며 선사들의 빠른 복귀를 추진 중이지만 현재 약세 기조가 장기화하면 운하 조기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추세는 적어도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중 양국 관세 협상 유예 시점이 그때까지이기 때문이다. 8월 중순 이전에 재협상을 타결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의 밀어내기와 미국의 물품 확보 전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해진공은 “8월 중순 관세 유예 조처가 끝나면 미국 수입업자들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필요한 물건들을 8월 안에 당겨서 준비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며 “만약 수입업자들이 8월 이전에 물량을 더 쌓아두려고 한다면 단기간에 선적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운임은 더 많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해진공은은 “지금 미국이나 세계 모두 경제 성장 전망이 많이 떨어져 있고, 소비자 구매력 회복이나 이런 게 개선돼야 하는 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운임은) 단기적으로 급등했다가 다시 내려가는 상황을 반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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