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심장서 '김문수 지원' 나선 한동훈
"국민의힘이 보수 중심…제 길 나서야"
"尹 부부·부정선거 음모론과 절연해야"
대구도 한동훈 효과…22일 청주·원주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늘 여기선 절 외치지 마세요. 여기선 국민의힘, 그리고 김문수를 외쳐주십시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1일 오후 3시 20분께 대구 중구에 위치한 서문시장의 소방서 앞 무대 위에 올라, 시장에 운집한 2000여명의 대구시민을 향해 쉰 목소리로 외친 말이다. 그러자 이들 시민들은 "한동훈" "김문수" "2번" "대선 승리" 등을 외치며 화답했다.
한동훈은 한동훈이었다. 서문시장의 한 상인은 한 전 대표가 오면 "그 시간 동안은 장사를 잠시 쉬어야 하는데, 다녀가면 매출이 쑥 오른다"고 말하면서 '한동훈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런 한동훈이 찾은 서문시장은 '역대 가장 더운 5월'의 날씨도 막아세우지 못했다. 이날 오후 3시 30도를 찍은 무더위에도 결집한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바늘 들어갈 틈 하나 없이 빽빽이 모여 서문시장의 골목 하나를 모두 막아버렸다.
한 전 대표가 고작 20m를 이동하는데 5분의 시간이 필요했을 정도였다. 이들은 한 전 대표의 얼굴을 한 번 보고자 자그마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송석준·박정하·강대식·김승수·김기웅·한지아·정성국·안상훈·김소희·진종오 의원 등과 인사를 나누기 위한 인파도 뒤섞이면서 서문시장은 말 그대로 '선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날 부산 광안리에서 이번 대선 첫 유세를 진행한 한 전 대표의 목소리는 이미 쉬어있었다. 지난 20일 한 전 대표는 부산 광안리를 찾아 김문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첫 현장 유세를 실시했다.
해당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당 경선 과정을 언급하면서 "3대1, 5대1로 싸웠다. 누구는 '그런데도 왜 돕냐'고, '배알도 없느냐'고 '호구'라고 그런다"면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호구가 되겠다. 그동안 여러 방식으로 이재명 정부가 탄생하는 걸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한 전 대표의 '김문수 띄우기'는 계속됐다. 그는 "보수의 대표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해서 대선에서 위험한 세상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김문수와 함꼐 여기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보수를 재건하는 새로운 불꽃을 살려보자"고 강조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여전히 보수가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내가 몇 가지 승리 조건을 말했는데 그 중 하나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절연"아라며 "윤 전 대통령은 보수와 다른 자기의 길을 가고 있다. 우리는 이럴때 제대로 된 보수의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강대식 대구시당위원장 등과 함께 21일 서문시장에서 김문수 후보 지원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아울러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김건희 여사의 과거 행적에 대해 국민들의 우려를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총선 때부터 강력하게 지적해왔지만 일각에선 그걸로 나를 배신자 몰이했다"며 "국민들과 당원들께 상황이 이렇게 된 점과 그걸 막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제야말로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보수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주제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를 시청하면서 재차 '부정선거'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선 경고의 메시지를 꺼내들었다.
한 전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으면) 우리는 사전투표를 독려할 수 없다. 그러면 이재명 민주당은 3일 동안 투표하고 우리는 하루만 투표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는 건 선거 필패의 지름길이다. 부정선거랑 음모론과는 단호하게 절연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현장에서 여러 방식으로 계속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날 것이다"라고 언급한 한 전 대표는 서문시장 메인 도로에 있는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떠났다.
자리를 떠나면서까지 그는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이거 하나를 부탁하고 싶다"며 "여기 서문시장과 대구가 많이 힘들다. 여기서 많이 팔아달라. 그냥 가시지 말고 여기서 맛있는 것 사드시고 좋은 것 많이 사서 가달라. 그게 이재명의 '노쇼경제학'을 깨부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20일 부산 광안리에서 김문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현장 유세를 시작한 한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거쳐, 내일(22일)엔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과 강원 원주 중앙시장에서 지원 유세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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