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코인 공습①]비트코인이랑 뭐가 달라?…스테이블코인 전격 해부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5.22 06:00  수정 2025.05.22 06:00

스테이블코인 시총 346조원…USDT·USDC가 시장 양분화

2030년까지 시총 2790조원까지 커진다는 전망도

가상자산 거래소 내 '코인을 사기 위한 수단’으로 탄생한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거래소 밖으로 나와 실생활로 확장됐다. 특히 달러와 연동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투자·송금 수단으로 자리잡아가며 기존 금융 질서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우리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자리잡게 될지 주목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개념부터 활용, 정책 쟁점을 4회에 걸쳐 짚어본다.


달러화 지폐 배경으로 촬영된 테더 로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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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며 가격이 폭락해도 투자금을 날릴 걱정이 없는 가상자산이 있다. 2014년에 출시된 이 가상자산은 11년 만에 수백조원 규모까지 성장하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2480억 달러(약 346조원)에 달한다.


스테이블코인은 'stable(안정된)'과 'coin(화폐)'의 합성어로, 이름 그대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달러, 유로, 엔화 같은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를 1대 1로 연동(페깅)해 발행된다. 예를 들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1개의 가상자산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시세가 크게 오르내리는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고정돼 있어 실생활에서 결제, 송금, 정산 등에 활용되기 유리하다.


현재 가장 널리 통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은 테더의 USDT와 서클(Circle)의 USD코인(USDC)이다. 이 두 종목은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85% 이상을 양분하고 있으며, 각각 시장 점유율은 약 61%(USDT), 24%(USDC)에 달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에 따라 '자산 기반'과 '알고리즘 기반'으로 나뉜다. USDT와 USDC는 대표적인 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실물 자산이나 국채 등 준비자산을 담보로 발행된다. 사용자는 1개의 USDT 또는 USDC를 발행사에 제출하면 언제든 1달러로 환전할 수 있다.


발행사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국채, 금, 현금성 자산 등을 대규모로 보유하며 특히 국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테더가 1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며 독일을 제치고 국채 보유량 상위에 올랐다"며 "테더는 지난해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미국 국채를 매입했으며 이는 캐나다와 대만, 멕시코, 노르웨이, 홍콩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테라·루나 사태로 잘 알려진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별도 담보 없이 사전에 설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을 유지하려는 방식이다. 하지만 테라는 시스템 설계 결함으로 가격 연동에 실패했고, 결국 폭락 사태를 맞으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이후 대부분의 주요 프로젝트는 자산 기반 모델에 집중하는 추세다.


이처럼 자산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가운데, 앞으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오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2조 달러(약 279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대형 은행들도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이 같은 성장 가능성은 기존 발행사뿐 아니라 신규 진입자들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장악해온 테더(USDT)와 USDC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차세대 스테이블코인' 자리를 노리고 나서고 있다. 리플은 최근 자사 블록체인 기반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선보였고,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상용화했다. 글로벌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프(Stripe)와 문페이(Moonpay) 등도 자사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속속 탑재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전세계적인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움직임, 주요 금융기관 및 핀테크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디지털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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