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부동산시장 변곡점 역할 ‘미미’
대내외·정치적 불확실성 커…매매시장 관망세 유지
전월세 가격 상승세, 월세 상승 움직임 계속
설 연휴가 지나고 봄 이사철이 가까워져 오지만 부동산시장에선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뉴시스
설 연휴가 지나고 봄 이사철이 가까워져 오지만 부동산시장에선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통상 명절 연휴가 지나면 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부동산시장 흐름이 바뀌곤 하는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탓에 이렇다 할 분위기 반전을 꾀하긴 힘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침체, 정국 불안 등 요인이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커 주춤하던 집값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4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로 집계됐다. 14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들이 많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 지역은 94.4에서 93.9로 낮아진 반면, 강남 지역은 98.7에서 98.8로 높아져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물도 점차 쌓이는 추세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2685건이다.
올 1월 1일 8만8752건 대비 6.9% 빠진 수준이지만,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초(7만8927건)와 비교하면 4.7% 늘었다.
공급부족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규제, 기준금리 변수, 탄핵 정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변수가 맞물리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긴 명절 연휴가 지났지만, 당장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요인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움츠러든 매수심리가 살아나긴 힘들단 견해다. 한동안 중저가 위주의 매물만 소폭 거래되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치적인 이슈가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며 “아직 어떻게 될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매수세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나 정치적인 변수가 윤곽이 잡힐 때 대거 움직임이 있을 것 같고 한동안은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는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금리 인하도 좀 미뤄졌고, 시장 반등의 시그널이 될 만한 모멘텀이 없다”며 “매매로 넘어가지 않고 임대차시장에 머물러 있는 수요가 계속 유지되면서 전세보다는 월세 가격이 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매수심리가 위축돼 어느 정도 입주물량이 받쳐주더라도 전월세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거란 전망도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수세가 조금 살아나긴 했으나 구체적이고 강하진 않다”며 “그나마도 대부분 강남권 등 주거 선호지역 위주로 움직임이 감지될 뿐 큰 변동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자들이 매매를 하지 않고 전월세 시장에 남아있으면서 임대차시장 가격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며 “전세도 강세지만 전세보다는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 가격이 앞으로 점차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월세 가격 중 월세는 계속해서 상승한다. 월세가 내릴 요인이 없다”면서도 “전세는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구분해야 하는데, 아파트 시장은 상반기에 1% 정도 상승한다면 하반기를 지나 연말로 갈수록 점점 올라 내년에는 더 큰 폭의 상승을 나타낼 수 있다. 비아파트는 여전히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도 발목을 잡는다.
김 소장은 “한은이 2월에 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부동산시장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금리가 내려가는 등 어느 정도 기대감이 받쳐줘야 하는데, 지금은 혼돈의 상황이어서 쉽지가 않다. 한은이 금리를 이달에 한 번 내리더라도 추후 더 내리기 쉽지 않을 거란 의견이 많아 희망적이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이런 분위기에서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가 공격적으로 매매에 나서긴 쉽지 않다”며 “설 지나고 통상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는데 올해는 관망만 하고 있다. 적어도 1분기까지는 조용히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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