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대출 억제 '미봉책'…한은이 내민 대안 'K-리츠'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4.11.05 14:55  수정 2024.11.05 17:06

'판매 제동' 일차원적 규제 한계

2금융권 '풍선효과' 등 부작용도

가계부채→민간자본 대체 '실험'

가계부채 증가 이미지. ⓒ연합뉴스

꿈틀대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금융권의 대책들이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를 올리고 비대면 판매를 멈추는 등 일차원적인 규제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뿐더러, 이미 여러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 한국은행이 가계부채를 민간자본으로 대체하는 이른바 'K-리츠' 청사진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해당 상품은 '우리WON주택대출'과 '우리WONM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 'iTouch 전세론'이다.


이와 별도로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상품별 우대금리도 최고 0.5%p 낮출 예정이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일부 중단한 바 있다. 대출자금 유입을 전방위적으로 억제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 뿐만이 아니다. 국내 금융권은 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비대면 대출 창구마저 중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출 조이기 기조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들에게 내년 영업 관련 페널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같은 금융권의 기조는 연말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융권의 이러한 대출 규제가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제2금융권 풍선효과, 예대금리차 확대 등의 부작용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대출 수요는 제2금융권으로 이동했다. 금융권의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달에도 6조원가량 불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조1141억원 증가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예대금리차 확대 역시 부작용으로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대출금리는 역주행을 하며 예금과 대출 간의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은행 예대금리차의 확대에 대해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은행 금리 반영 경로를 면밀하게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채를 민간자본으로 대체하는 '한국형 리츠'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은은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와의 공동연구에서 해당 제도로 가계부채 누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리츠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를 뜻한다.


쉽게 말해 가계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하기 위해 대출받는 대신, 필요한 자금의 일부분을 리츠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채를 민간자본으로 바꾸는 형태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가계 입장에서는 리츠에 투자함으로서 배당수익을 얻거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동시에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 집중됐던 리스크를 다수의 민간투자자에게 분산하면 거시건전성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 연간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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