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의 상품 라인업은 알기 쉽다. 현대카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알파벳과 컬러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현대카드 고객이 아닌 사람도 현대카드에 어떤 카드들이 있는지 잘 알고 있을 정도다.
현대카드의 ´가로 축´ 라인업은 현대카드M을 필두로 W, A, K, C, H, O, V, F 등 알파벳 시리즈로 이루어진다. 또한 ´세로 축´ 라인업은 최상위 VVIP를 위한 현대카드 the Black을 시작으로 the Purple과 the Red에 이르는 컬러 시리즈로 프리미엄 카드라인을 형성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카드 하면, 톡톡 튀는 광고와 투명카드, 미니카드, 갤러리카드, 컬러코어, 세계적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레옹 스탁 등의 디자인 마케팅을 먼저 떠올린다.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한 화려한 요소들이 먼저 주목 받는 건 사실이지만, 현대카드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고도의 과학적 분석기법과 치밀한 전략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카드는 소비자분석 결과 다양하고 복잡한 메시지보다 알파벳이나 숫자와 같은 간단명료한 기호를 더 잘 인식하고 기억한다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알파벳에 대입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의 특성에 맞게 ‘Multiple’의 약자를 따서 만든 상품명 ‘현대카드M’은 이렇게 탄생했다.
현대카드M이 출시될 당시, 다른 카드사들은 자사의 기업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즉, 개별 카드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권위에 의지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현대카드는 카드사별 경쟁이 아니라 개별 브랜드별 경쟁으로 게임의 룰을 바꿈으로써 차별화를 시도했다.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카드는 ´기업´이 아닌 ´상품´으로 승부를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카드사들의 개별 브랜드 개발을 촉진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현대카드M´의 성공 질주였던 셈이다.
현대카드가 신용카드 업계에 남긴 ´최초´ 사례는 너무도 많다. 세이브 포인트, 알파벳 마케팅, 신용카드에 디자인이 경쟁우위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가 그것이다. 각 카드사들이 드디어 신용카드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현대카드의 ´세이브 포인트´ 서비스 이후 앞다퉈 비슷한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를 실시하게 되었다. 심지어 알파벳을 사용한 다른 카드사의 상품명이 나오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차별적인 브랜드 확장은 물론 개별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브랜드 매니지먼트 전략이 또 어떤 알파벳을 선보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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