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모래바람’ 견뎌야 남아공 보인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8.11.19 09:10  수정

사우디전이 임박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오전 1시 35분(이하 한국시간) 사우디 리야드 킹파드 스타디움서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전을 원정경기로 치른다.

1승1무로 ‘죽음의 조’에서 불안한 선두에 있는 허정무호에게 이번 중동원정은 남아공행 운명을 가늠할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 ´천적을 넘어라´

상대는 이란과 함께 B조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FIFA 랭킹 52위). 이번 최종예선에 만나는 상대 중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FIFA 랭킹 53위)보다 앞서는 강호와 맞닥뜨리는 것.

다소 폐쇄적인 리그 특성상 해외파 선수는 거의 없지만, 중동팀으로서는 보기 드문 파워축구를 구사하고 선수 개개인의 역량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우디는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국축구의 덜미를 잡아왔다. 한국은 지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 때 2-0 승리를 거둔 후, 최근 19년 동안은 6차례 대결에서 3무 3패에 그치며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통산 상대전적도 3승6무5패로 열세.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해 홈과 원정에서 한국에 쓰라린 2연패를 안긴 바 있다. 당시 조 2위로 최종예선은 통과했지만, 사우디전 패배 후유증으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끌고도 중도 퇴진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허정무 감독도 사우디와 악연이 있다.

지난 2000년 아시안컵 준결승 당시 우승을 노리던 허 감독은 사우디에 일격을 당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허 감독도 이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히딩크 감독에게 넘겨야했던 아픈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UAE전 4-1 대승으로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사우디와 8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또다시 덜미를 잡힐 경우 허 감독은 또다시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허정무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말라즈 스타디움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 최적의 조합을 찾아라!

15일 열린 카타르와의 평가전(1-1)에서 국내파 선수들로만 호흡을 맞춘 대표팀은 최근 사우디전을 앞두고 박지성(맨유), 이영표(도르트문트), 박주영(AS모나코), 오범석(사마라FC) 등 주력 해외파들이 합류, 완전한 베스트 전력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다는 것이 불안 요소다.

일단, 지난 UAE전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다.

팀 공수의 핵 박지성은 왼쪽 날개로 출전했을 때 가장 좋은 움직임을 나타냈다. 허 감독은 박지성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공격을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측면 날개 파트너로는 이청용(서울)이 유력하고, 김남일(빗셀 고베)이 빠진 중앙 미드필드에는 기성용(서울)과 김정우(성남)가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 공격진에는 지난 UAE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근호(대구)-정성훈(부산) 투톱과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의 활용도가 관건이다. 이근호의 빠른 발과 정성훈의 제공권으로 사우디 수비진을 흔들고, 테크닉과 골결정력이 좋은 ‘중동킬러’ 박주영을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조커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관건은 역시 수비진이다.

곽태휘(전남)가 부상으로 빠진 중앙수비라인에서 일단 강민수(전북)와 조용형(제주)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둘 모두 그간의 경기에서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다행히 지난해 아시안컵 음주 파문의 아픔을 딛고 1년4개월여 만에 돌아온 ‘거미손’ 이운재(수원)의 복귀와 A매치 1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둔 이영표의 가세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게 든든하다.[데일리안 = 이준목 기자]

한국 vs 사우디(20일 오전 1시30분/KBS 2TV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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