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금 고율인상 자제 권고에도…노조 압박에 '골머리'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3.28 11:51  수정 2024.03.28 11:51

현대차‧기아 노조, '최대 실적 걸맞은 성과보상' 압박

삼성전자 노조, 실적 악화 속 성과급 제도 개편 요구

현대자동차 노사가 2023년 6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저성장 우려 속에 대-중소기업 임금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매년 큰 폭으로 치솟는 대기업 임금에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임금 대기업들에게 임금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과도한 수준의 성과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권고문을 발송했으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와의 줄다리기를 감안하면 권고를 수용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와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는 최근 각각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노조가 요구안을 확정하면 통상 6월부터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교섭을 개시한다.


올해 교섭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들어 노조가 큰 폭의 임금인상과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관례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 12조2498억원의 30%는 3조6749억원이다. 이를 직원수(7만3502명)로 나누면 인당 5000만원씩 돌아간다.


기아는 지난해 11조11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0%에 해당하는 3조3349억원을 직원수(3만5737명)로 나누면 인당 9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교섭에서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에 합의했던 현대차‧기아 노조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기본급 인상폭도 더 높게 요구할 태세다. 지난해 현대차 1억1700만원, 기아 1억2700만원에 달했던 연봉이 올해는 더 치솟을 여지가 크다.


본격적인 교섭에 앞서 현대차‧기아 노조는 사측에 특별성과금을 별도 지급할 것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한동안 ‘노조 무풍지대’였던 삼성전자도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점차 거세지는 노조 압박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9% 감소한 6조5670억원에 그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회사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6.5%의 임금인상과 복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당초 2.5%의 기본인상률을 제시했다가 노조와의 줄다리기 끝에 3.0% 인상으로 상향했으나, 여전히 노조 요구안과는 격차가 크다.


특히 노조는 실적과 개별‧조직별 성과에 따라 결정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목표달성장려금(TAI) 등 성과급 제도 개편도 요구하고 있어 사측과 이견이 큰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8일 사측과의 교섭 결렬에 따라 쟁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이미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낸 상태로, 내달 5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내면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실적과 경영환경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임금 인상폭과 성과급 수준을 책정하더라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계속해서 임금이 치솟는 구조”라면서 “이는 임금 지급 여력이 크지 않은 중소기업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결과로 이어져 고용시장의 미스매치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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