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서 배당·자사주 소각·이사진 놓고 표 대결
주요 기업, 신사업 늘리며 미래 시장 겨냥도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SK서린빌딩,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출처 :각사)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국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했다. 올해는 경영권 분쟁 기업을 중심으로 주주들이 배당·자사주 소각·사외이사 선임 등 여러 주주제안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들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으로 맞서고 있어 3월은 표 대결로 뜨거운 한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달 중순부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주총을 앞두고 결산배당 공시를 내는 등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주주환원 정책을 놓고 일부 행동주의 펀드들이 더 많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내놓으면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배당·자사주 소각·이사진 놓고 표 대결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은 내달 15일 열리는 주총 안건 중 보통주·우선주 배당 안건으로 이사회안과 소수주주제안을 함께 상정했다. 이사회안은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이며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포함 5개의 행동주의 펀드는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이다. 시티오브런던 포함 5개 행동주의펀드의 삼성물산 지분 합계는 1.46%다.
행동주의 펀드는 삼성물산 자사주 매입도 요구했다. 규모는 보통주 386만1000주로 작년 12월 28일 종가 12만95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000억원이다. 이번 주주 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총 1조 2364억원으로 2023년 뿐 아니라 2024년 당사의 잉여현금흐름(바이오로직스 제외) 100%를 초과한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OCI그룹 통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한미약품그룹 장·차남도 주주제안 행사에 나섰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2명을 비롯해 두 사람이 지정한 4명의 이사 후보자가 신규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안건 상정을 요청했다.
발행 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돼 임종윤·임종훈 형제 제안은 주총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롯데알미늄은 1월 11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포함한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해달라는 주주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말 롯데알미늄이 특정 사업 부문 물적 분할 공시를 내자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와 가치 희석이 우려된다"며 이같은 주주제안을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형으로 과거 두 사람은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금호석화도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의 주주제안으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박 전 상무는 지난 15일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등을 제안하며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권리를 위임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이자 개인 최대주주로 두 사람 역시 과거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16일 태광산업에 대해 "이사회 구성원의 양적, 질적인 보강이 필요하다는 데에 회사와 그 의견을 같이 하며, 제안주주는 2월 중 법적 시한 내에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 후보자를 제안하겠다"는 주주 제안 내용을 공시했다.
과거 회사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최대주주를 비롯해 행동주의 펀드 등이 내놓은 주주제안이 산업계에 쏠리면서 3월 주총장은 대대적인 표 대결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측은 이에 맞서 각종 주주친화정책 발표, 주주 잡기에 나서는 등 팽팽한 경쟁이 예상된다.
광고·폐배터리·벙커링 시장 잡아라…신사업 목적 추가
표 대결 외에도 주요 기업들은 이번 주총서 다양한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내달 20일 주총을 갖는 한진은 광고업 및 광고대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자사 운영 광고채널을 활용한 추가 수익 창출을 위해서다.
같은 날 주총을 하는 현대글로비스는 신규사업을 위해 사업목적에 폐전지 판매 재활용업, 비철금속제품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추가한다. 늘어나는 폐배터리 시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날인 21일 주총을 개최하는 삼성중공업도 사업목적을 선박건조, 수리, 개조 및 판매업 외에 임대를 추가하고 선박연료공급업과 선박용 천연가스사업을 신설했다. 선박연료공급은 항만에 대규모 연료 저장 시설을 구비하고 정박한 선박에 파이프 라인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편 주요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도 다수의 CEO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포스코는 내달 21일 주총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 안건으로 상정한다. 선임안이 주총서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의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는 사내이사로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이동석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사장을 재선임하고 이승조 현대차 전무를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검증된 수장을 통해 경영 안정 및 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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