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용산·강남3구 ‘로또 청약’만 흥행몰이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4.02.15 06:19  수정 2024.02.15 06:19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 경쟁률 442대 1 기록

5억~10억원 시세차익에…강남 부자들 주목, 서민은 그림의 떡

“분상제 부작용…제도 목적에 맞게 정상화 돼야”

무주택 서민 실소유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장치인 분양가 상한제가 되려 부자들의 로또 청약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무주택 서민 실소유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장치인 분양가 상한제가 되려 부자들의 로또 청약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가격 상슴을 견인하는 지역의 분양가 관리를 위해 필요한 제도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특정 수요만 접근이 가능한데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세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442.3대 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81가구 모집에 1만1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23.7대 1로 세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단지는 분상제가 적용돼 5억원에서 10억원까지 시세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분상제는 분양가격을 택지비+건축비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분양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 마련됐다.


문제는 현재 민간택지에서 분상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로 좁혀지면서 청약시장 양극화를 불러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3구와 용산구의 경우 주변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되지만, 땅값 등을 고려했을 때 지역 특성상 분상제가 적용되더라도 분양가 자체가 비싸 서민들의 진입장벽이 높다.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로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낼 수도 없다.


분상제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사다리가 아닌 부자들의 로또 청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실제로 메이플자이의 경우 청약에서 당첨되더라도 전용 59㎡ 기준 초기 자금으로 5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분양가가 3.3㎡당 6705만원으로, 전용 43㎡이 12억원대, 49㎡가 15억원대, 59㎡가 17억원대 수준으로 공급됐는데, 입주 예정일인 내년 6월 전까지 계약금 20%와 중도금 10%를 납부해야 한다.


올해 강남권에서 쏟아지는 약 2만가구의 분양 물량에도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이 맞물려 수요가 위축된 타 지역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분상제의 부작용이라고 보고 제도가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주변 시세 대비 30~40% 저렴한 분양가로 나오다 보니 로또 청약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굳이 집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시세차익을 노리고 청약을 하는 것”이라며 “특히 강남의 경우 분상제가 적용되더라도 절대적인 분양가 자체가 비싸 서민들은 기회가 박탈되고 자금력 있는 사람들만 몰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분상제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만 분상제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게 문제”라며 “차라리 전국에 분상제를 다 적용하되, 시세 대비 5~10% 저렴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한다면 주변 집값을 자극하지 않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도울 수 있는 원래 목적에 맞게 정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제도 취지가 분양가를 통제해 주변 시세를 통제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시장에서는 차익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근 시세에 따라 가격이 맞춰지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민간택지에 대한 분상제가 고가 지역에서 해지됐을 때 집값이 더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징성이 있는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분양가가 통제되지 않는다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고 인근 지역으로도 확산돼 집값의 상향 평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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