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선수의 자신감과 능력이지 나이가 아니다. 마라도나도 16세부터 성인 무대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월콧도 좋은 모습 보이길 기대한다."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16일 벨로루시전을 앞두고 잉글랜드의 ´축구 신동´ 티오 월콧(19·아스날)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콧은 지난달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에서 데이비드 베컴을 대신해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장,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카펠로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최근에는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이 월콧에 대한 극찬을 하며 화제에 올랐다.
벵거 감독은 지난달 18일 에버튼전을 앞두고 "월콧은 같은 시기의 리오넬 메시(21·FC 바르셀로나)보다 더 뛰어나다. 장차 그를 넘어설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제자의 무한한 잠재력이 ´축구 천재´ 메시를 넘어설 수 있다고 장담했다.
잉글랜드 축구의 ´떠오르는 신성´ 월콧은 베컴의 고유 등번호였던 7번을 물려받은 기대주. 카펠로 감독의 신임속에 대표팀 경기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쳐 포지션 경쟁자인 베컴과 데이비드 밴틀리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6년 4월에는 17세 나이에 독일 월드컵 최연소 대표로 뽑혔는데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데뷔조차 치르지 않은 상태였기에 많은 이들의 놀라게 하는 등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증명한 바 있다.
월콧의 빛나는 위상은 소속팀 아스날에서도 나타난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 선발(16경기) 보다 조커 출전(19경기)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10경기 선발, 3경기 교체투입으로 붙박이 주전을 굳히는데 성공했다.
그는 아스날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월콧은 지난해 1월 첼시와의 칼링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2007-08시즌에는 36경기서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뉴페이스로 떠오른 것.
특히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에서는 조커로 출전해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더니 후반 47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의 골을 엮어내는 패스로 팀의 2-0 승리를 견인,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AC밀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월콧은 특유의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뜨겁게 달구는 아스날의 ‘쌕쌕이’다. 천부적인 기동력은 지난 시즌보다 공격력이 떨어진 아스날에 천군만마가 되고 있어 ´뉴 에이스´로 꿈틀댈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나스리-데니우손-파브레가스의 패싱력이 예전 미드필더진 보다 섬세함이 떨어지면서 월콧의 빠른 스피드를 통한 공격 전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이러한 월콧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많다. 티에리 앙리와 아데바요르, 파브레가스 등을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조련했던 벵거 감독의 존재감이 자신의 성장을 돕고 있기에 대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벵거 감독이 자신의 제자가 메시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장담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닌 듯하다.
월콧과 메시는 오른쪽 윙어로 활약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메시는 독특한 드리블링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지만, 월콧은 동료선수들의 공격력을 활용한 패스와 크로스를 앞세운 철저한 팀플레이를 선호한다.
메시가 빠른 발로 상대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이기적인´ 재미를 봤다면, 월콧은 폭발적인 기동력으로 빈 공간을 침투하여 2선과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팀 공격 템포의 박자를 빠르게 조절하는 ´이타적인´ 팀 플레이어다.
그럼에도 월콧의 재능이 빛나는 이유는 남들과 차원이 다른 빠른 발을 지녔기 때문. 벵거 감독은 9월 15일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빠른 발을 지닌 선수들의 특징은 자신의 재능을 너무 뽐내려고 하나 월콧은 다르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 돌파를 시도해야 할지 아는 선수로서 돌파 타이밍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다"며 치밀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놀라운 스피드를 과시하는 제자의 경기력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월콧은 아스날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를 넘어 세계적인 축구 스타로 떠오를 재능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벵거 감독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해 자신의 힘찬 날갯짓을 거듭하며 훨훨 날아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아스날은 2일(이하 한국시간)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서 벌어진 ‘2008-0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리카르도 풀러와 세이 고지 올로피자나에 연속골을 내줘 1-2로 무릎을 꿇었다.
아스날은 이날 패배로 지난 9월 28일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헐 시티에 1-2로 진 뒤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승격팀에 덜미를 잡히는 굴욕을 맛봤다. 또 맨유가 헐시티에 4-3 승리를 거두고 승점 21을 기록, 4위로 내려 앉았다.[데일리안 = 이상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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