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골프 모임에 경찰 간부, 군수 있었다"…검찰, 관련자 진술 확보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11.17 09:20  수정 2023.11.17 09:28

검찰, 구속된 전직 경무관 1명 비롯해 전직 치안감 3명, 현직 치안감 1명 연루 의심

사건 브로커, 18억5400만원 받고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 상대로 수사무마 로비 의혹

치안감과 찍은 사진 보내주며 안심시켜…해당 치안감 "밥 몇 번 먹은 게 전부"

사건 브로커 변호인 "기소된 혐의 대체로 인정하지만…다투는 부분도 있어"

경찰청 ⓒ데일리안 DB

광주·전남 '사건 브로커' 성모 씨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성 씨가 경찰 고위 간부, 군수, 건설업자 등 10여 명이 멤버인 골프 모임을 유지하며 사건 무마 등의 민원을 해결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속된 전직 경무관 1명을 비롯해 전직 치안감 3명, 현직 치안감 1명과 하위직급 경찰관 다수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검찰이 지난해 말 코인업자 탁모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탁씨는 2021년부터 코인 투자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성 씨가 2020~2021년 탁 씨에게 18억5400만원을 받고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을 상대로 수사 무마 로비를 한 혐의를 포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탁 씨에 대한 경찰 단계 수사가 지체된 정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지난 8월 성 씨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지난 10월에는 탁 씨를 코인 사기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


현재 검찰은 성 씨의 '사건 브로커' 행적 전반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성 씨가 회장을 맡은 골프 모임이 대표적이다. 이 모임은 광주·전남 지역을 거쳐 간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 군수 등 기초단체장, 건설업자 등 10여 명이 멤버였다고 한다. 또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도 참여했다는 보도가 지난 8월 나오기도 했다.


성 씨는 경찰이 탁 씨의 '코인 사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무마 로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탁 씨의 '코인 사기'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주경찰청, 대전경찰청 등 3곳에서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성 씨가 이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간부들을 상대로 로비했다고 의심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씨는 A치안감 사무실에서 A치안감과 찍은 사진을 탁 씨에게 전달하며 탁 씨를 안심시켰다. 탁 씨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브로커인 성 씨와 A치안감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탁 씨는 2021년 8월초 한 투자자에게 이 사진을 전송하며 "지켜주겠다"고 말했고, 성 씨와 관련해서는 "검, 경 수사도 이 분만 있으면 금방 빼낼 수 있다. 어르신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치안감은 성 씨와 관련해 "밥 몇 번 먹은 게 전부"라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데일리안 DB

검찰은 대전경찰청 간부를 지낸 B전 총경이 성 씨 소개로 탁 씨의 코인 사업에 3000만원을 투자한 거래 내역도 파악했다고 한다. 또 이 사건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가 지난 15일 극단적 선택을 한 C전 치안감은 전남경찰청장 출신이었고, 성 씨 등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D전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간부 출신이었다. 이 가운데 세 명은 경찰대의 같은 기수 출신이다.


검찰은 성 씨가 이외에도 수년간 경찰 인맥을 토대로 다수의 승진, 수사무마 청탁을 해온 것으로 보고 검, 경내 실제 청탁을 했거나 들어준 당사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상황을 피의자 측에 누설한 혐의로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찰 수사관 심모 씨를 구속하고, 또다른 검찰 수사관 1명을 입건했다.


'사건 브로커' 성씨는 전남 지역에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 2000년대 초반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 등을 통해 지역 경찰·검찰과 정치권의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 씨의 변호인은 "성 씨가 탁 씨 관련 사건으로 기소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지만 다투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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