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재개와 탕평 인사부터 하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3.10.20 04:04  수정 2023.10.20 05:07

김기현 퇴진-새 선거 사령탑 체제 시간문제

강서 보선은 질 선거를 진 것일 뿐, 그러나….

약식 회견, 국민 설득과 가짜 뉴스 대응에 절실

탕평, 대통령 비판자들도 통 크게 발탁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용산 분수 정원 앞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의힘이 최악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전보다 이후가 더 지리멸렬하다.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20% 포인트 낮다는 믿기 힘든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위기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은 ‘바지사장’ 김기현이다. 정치력이 뛰어나진 않아도 서울대 법대-판사 출신의 독실한 종교인으로서 선비 이미지가 있었으나 이제 그마저도 다 잃었다.


선거 완패 후에 보이는 ‘쇄신’ 행보가 보수우파 지지자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주고 있다. 전원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 후임 인사 때문이다. 인사를 잘했더라도 그가 퇴진하지 않는 한 만족감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여당 ‘오너’인 대통령 윤석열의 결단만 남아 있다. 중도층의 심판과 골수 보수우파로부터 불신임받은 김기현 정리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대안은 수도권 출신 40~50대 남자 또는 여자다. 선거 대책 기구를 지휘하면서 실질적으로 당의 리더 역할을 할, 말도 서울말로 잘하고 쇼도 할 줄 아는 2000년대 형 인물을 김기현 앞에 앉혀야 한다.


윤석열이 이걸 안 하면 내년 총선 승리를 또다시 민주당에 헌납해 국정 발목 잡기, 입법 폭주, 깡패 거야 시대를 4년 더 연장하게 된다. 그렇게 하고 싶은가?


강서 보선은 지게 돼 있는 선거를 예상보다 큰 표 차로 졌을 뿐이다. 사이클이 그랬다. 역대 선거에서 이 지역 중도층은 여야에 차례로 승리를 안겨 주었다. 그 덕에 한나라당도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여럿 당선시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여 오세훈은 야 송영길을 14% 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그 직전 총선에서는 강서 갑-을-병 세 금배지를 민주당이 18% 포인트 차로 다 쓸어갔다. 이준석은 이걸 커닝해서 족집게 예언을 한 것이다. 김태우는 지난해엔 2% 포인트 차로 당선됐다가 이번에 17% 포인트 차로 대패했다.


이 때문에 여당이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차라리 잘 졌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말이 맞으려면 갈대와 같은 민심에 맞추는 변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선거 승패 반복이 저절로 일어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윤석열이 김기현을 그대로 둘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쇄신’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게 존재감 없는 기득권 이미지의 김기현-윤재옥-이만희 TK 체제다.


윤석열은 집권당 개조뿐 아니라 자기 자신 또한 변해야 하는 명령을 받았다. 그 첫째, 둘째가 소통과 인사다. 국가 정체성 확립, 한미일 동맹 재건, 세일즈 외교 등 문재인이 망가뜨린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하고 훗날 중도층도 반드시 평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스타일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당장 먹고사는 일도 아닌 것들에 너무 치중하면서 그걸 말하는 방식도 옛날 권위주의 정권 같다고 느끼게 하고 있다.


학자 출신 50대 여성 정치인 윤희숙이 보선 참패 후 이렇게 간언했다.


“도어스테핑으로 소통 의지를 보이셨던 초심으로 돌아가 주시라.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에 충성하려는 이들이 아니라 직을 걸고 직언하는 이들로 인사 쇄신 의지를 보여주셔야 한다.”

MBC 출입 기자의 ‘쓰리빠(슬리퍼) 난동’으로 중단된 출근길 약식 회견이 11개월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문재인의 단 10번 기자회견(손석희 1인과의 대화 포함) 기록을 깰 것도 같은 소통 부족이다.


도어스테핑은 역대 대통령 누구도 못 하고 하지 않은 윤석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트레이드 마크라서 재개하라는 게 아니고 상대가 ‘홍보와 쇼의 달인’들이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 대응을 위해서도 약식 회견은 절실하게 중요한 국민 설득 형식이다.


그는 아침마다 답변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홧김에 잘 됐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정식 기자회견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러면 탁현민의 연출 같은 것도 없으니(그런 쇼를 안 하려고 해서인지 실력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이중으로 점수를 잃는다.


다음은 인사다. 열성 보수우파 지지자들을 제외한 국민 대부분이 윤석열의 잘못으로 꼽는 게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의문과 비판이다. 검사 출신 중용이야 할 말이 없지는 않다. 그만한 엘리트들도 대한민국에는 드문 게 사실이다.


빚진 게 없는 대통령이 왜 과거 정부 인사들이나 참신하지도 유능하지도 않은 사람들만 주로 쓰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야권에서 한두 사람을 발탁하는 포용 제스처도 필요하다.


그러나 보여주기보다 실질적인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 여권 내부에서 좀 싫어도(그는 한번 싫으면 너무 싫어하는 면이 보인다) 일반 국민들 평가는 괜찮은 정치인들을 통 크게 기용하라.


대통령의 이런 이미지와 스타일 변화에 비하면 국민의힘 쇄신 같은 것은 그 중요도나 효과 면에서 지엽적인 종류에 불과하다.


총선 승패는 결국 대통령 인기가 좌우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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