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퇴진-새 선거 사령탑 체제 시간문제
강서 보선은 질 선거를 진 것일 뿐, 그러나….
약식 회견, 국민 설득과 가짜 뉴스 대응에 절실
탕평, 대통령 비판자들도 통 크게 발탁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용산 분수 정원 앞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의힘이 최악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이전보다 이후가 더 지리멸렬하다. 민주당보다 지지율이 20% 포인트 낮다는 믿기 힘든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위기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은 ‘바지사장’ 김기현이다. 정치력이 뛰어나진 않아도 서울대 법대-판사 출신의 독실한 종교인으로서 선비 이미지가 있었으나 이제 그마저도 다 잃었다.
선거 완패 후에 보이는 ‘쇄신’ 행보가 보수우파 지지자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주고 있다. 전원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 후임 인사 때문이다. 인사를 잘했더라도 그가 퇴진하지 않는 한 만족감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여당 ‘오너’인 대통령 윤석열의 결단만 남아 있다. 중도층의 심판과 골수 보수우파로부터 불신임받은 김기현 정리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대안은 수도권 출신 40~50대 남자 또는 여자다. 선거 대책 기구를 지휘하면서 실질적으로 당의 리더 역할을 할, 말도 서울말로 잘하고 쇼도 할 줄 아는 2000년대 형 인물을 김기현 앞에 앉혀야 한다.
윤석열이 이걸 안 하면 내년 총선 승리를 또다시 민주당에 헌납해 국정 발목 잡기, 입법 폭주, 깡패 거야 시대를 4년 더 연장하게 된다. 그렇게 하고 싶은가?
강서 보선은 지게 돼 있는 선거를 예상보다 큰 표 차로 졌을 뿐이다. 사이클이 그랬다. 역대 선거에서 이 지역 중도층은 여야에 차례로 승리를 안겨 주었다. 그 덕에 한나라당도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여럿 당선시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여 오세훈은 야 송영길을 14% 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그 직전 총선에서는 강서 갑-을-병 세 금배지를 민주당이 18% 포인트 차로 다 쓸어갔다. 이준석은 이걸 커닝해서 족집게 예언을 한 것이다. 김태우는 지난해엔 2% 포인트 차로 당선됐다가 이번에 17% 포인트 차로 대패했다.
이 때문에 여당이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차라리 잘 졌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말이 맞으려면 갈대와 같은 민심에 맞추는 변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선거 승패 반복이 저절로 일어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윤석열이 김기현을 그대로 둘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쇄신’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게 존재감 없는 기득권 이미지의 김기현-윤재옥-이만희 TK 체제다.
윤석열은 집권당 개조뿐 아니라 자기 자신 또한 변해야 하는 명령을 받았다. 그 첫째, 둘째가 소통과 인사다. 국가 정체성 확립, 한미일 동맹 재건, 세일즈 외교 등 문재인이 망가뜨린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하고 훗날 중도층도 반드시 평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스타일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당장 먹고사는 일도 아닌 것들에 너무 치중하면서 그걸 말하는 방식도 옛날 권위주의 정권 같다고 느끼게 하고 있다.
학자 출신 50대 여성 정치인 윤희숙이 보선 참패 후 이렇게 간언했다.
MBC 출입 기자의 ‘쓰리빠(슬리퍼) 난동’으로 중단된 출근길 약식 회견이 11개월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문재인의 단 10번 기자회견(손석희 1인과의 대화 포함) 기록을 깰 것도 같은 소통 부족이다.
도어스테핑은 역대 대통령 누구도 못 하고 하지 않은 윤석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트레이드 마크라서 재개하라는 게 아니고 상대가 ‘홍보와 쇼의 달인’들이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 대응을 위해서도 약식 회견은 절실하게 중요한 국민 설득 형식이다.
그는 아침마다 답변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홧김에 잘 됐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정식 기자회견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러면 탁현민의 연출 같은 것도 없으니(그런 쇼를 안 하려고 해서인지 실력이 없어서인지 모르겠다) 이중으로 점수를 잃는다.
다음은 인사다. 열성 보수우파 지지자들을 제외한 국민 대부분이 윤석열의 잘못으로 꼽는 게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의문과 비판이다. 검사 출신 중용이야 할 말이 없지는 않다. 그만한 엘리트들도 대한민국에는 드문 게 사실이다.
빚진 게 없는 대통령이 왜 과거 정부 인사들이나 참신하지도 유능하지도 않은 사람들만 주로 쓰려고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야권에서 한두 사람을 발탁하는 포용 제스처도 필요하다.
그러나 보여주기보다 실질적인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 여권 내부에서 좀 싫어도(그는 한번 싫으면 너무 싫어하는 면이 보인다) 일반 국민들 평가는 괜찮은 정치인들을 통 크게 기용하라.
대통령의 이런 이미지와 스타일 변화에 비하면 국민의힘 쇄신 같은 것은 그 중요도나 효과 면에서 지엽적인 종류에 불과하다.
총선 승패는 결국 대통령 인기가 좌우한다.
ⓒ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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