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0인치 이상 검토" vs LG "시장성 글쎄"
OLED 후발주자 삼성, LCD 기반 초대형 제품 자신감
삼성이 차세대로 콕 집은 '마이크로LED TV', LG가 출시한 배경
LG전자가 집에서도 초대형 화면으로 프리미엄 홈 시네마를 즐기고 싶은 고객을 위한 118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 신제품을 출시한다. 사진은 LG 매그니트가 집 안 공간에 조화롭게 배치된 모습.ⓒLG전자
초대형 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100인치를 넘어가는 초대형의 수요에도 맞춤형 제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LG전자의 경우 100인치 이내에서의 대형 TV 수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118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LG 매그니트'를 출시했다. 통상 백화점이나 오피스 등 상업용 공간에 B2B(기업간거래) 시장을 타겟으로 했던 것과 달리 이번 마이크로LED 제품은 '홈 시네마'를 표방하며 가정용으로 출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마이크로LED TV 시장 성장세를 감안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100인치 이상 제품의 시장성을 두고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라는 추측도 있다. 삼성전자가 100인치대 이상 제품의 시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LG전자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이 이번 가정용 마이크로LED 출시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TV는 거거익선(클수록 좋다)'는 기본 트렌드에는 양사 모두 동의하고 있지만, 100인치를 기점으로는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8K 화질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며 100인치대 이상의 LCD(액정표시장치) TV 출시 가능성도 열어놓은 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집중하는 LG전자는 "100인치 이하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양사 시장 전략이 다른 이유는 실제 시장에서의 80인치 이상 TV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에서 삼성전자가 40%를 넘게 차지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과 더불어 각자 주력 제품 기반이 다르기 때문이다.
LCD TV는 제작 비용이 OLED보다 낮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제품 등 주로 LCD 기반의 TV에 주력하는 삼성의 경우, 초대형으로 인한 수익성을 꾀할 수 있다. 또한 커진 화면에서 선명한 화질 구현을 위해선 더 많은 픽셀이 필요하기에 '초대형과 고해상도'는 뗼 수 없는 마케팅 요소기도 하다.
이와 달리 OLED에 주력하는 LG전자는 판단이 다르다. 대형화 기술력은 있지만 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OLED 대형화는 원가 등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운송 문제도 LG전자가 100인치 TV 제품 확장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초대형 TV를 가정에 설치하려면 엘리베이터 혹은 사다리차를 이용해야하는데 제약이 많이 따라 실수요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LG전자는 지난해 IFA 전시회에서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100인치 이하에서 대형 제품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백선필 LG전자 HE사업본부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지난해 IFA에서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는 마이크로 LED TV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모듈형인 마이크로LED는 조각으로 조립이 가능해 운송에 문제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백 상무는 올해 IFA에서도 "중국 회사가 출시하는 100인치 이상 TV 역시 대부분이 중국 내수용으로 소비될 것으로 본다"며 기존 LG전자의 100인치 이상 TV 확대 전략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는 100인치 이상 TV 양산을 검토 중이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 상무는 올해 IFA에서 "초대형 TV를 갖고 있을수록 더 큰 걸 사고 싶어하는 수요가 증폭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100인치 이상 TV를 선보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양사는 마이크로LED 시장성에 대한 입장 차이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를 '단점이 없는' 차기 전략 디스플레이로 낙점한 반면, LG전자는 마이크로LED의 단가 문제나 높은 난이도의 생산공정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시장 형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LED TV는 OLED TV와 마찬가지로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도 자발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OLED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번인(잔상)' 현상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LED를 촘촘하게 옮겨 심는 공정이 핵심인데, 수율 확보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한대당 가격은 전부 1억원 이상으로 책정돼있다.
다만 마이크로 LED 패널 가격이 수년 내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0~14인치 마이크로 LED의 디스플레이 패널 비용은 오는 2027년 현재 기준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삼성전자가 OLED 신제품을 내놓고, LG전자가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을 출시한 점을 두고 , 향후 양사의 TV 사업 전략에 다소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100인치를 기점으로, 각자의 수익성 기반 TV 사업 전략을 그대로 가져가되, 각사가 초대형 및 프리미엄 분야에서 새 영역을 개척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전략을 가져가되 향후 시장 변화에 대비하는 측면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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