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중·저신용 대출 '제자리걸음'…포용금융 '딜레마'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3.08.30 06:00  수정 2023.08.30 10:42

연체율 치솟자 관리 강화

정부 목표치까지 '하세월'

"총 공급액으로 평가해야"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본사 전경.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관련 대출을 적극 늘려야 하지만, 치솟는 연체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들이 포용금융 역할을 둘러싸고 딜레마에 빠지는 모습이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올해 6월 말 기준 평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0.1%로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p) 낮아졌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38.5%로 같은 기간 대비 1.9%p 내려갔다. 케이뱅크도 24.0%로 1.1%p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만 27.7%로 2.3%p 올랐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거시경제 불안정이 지속하면서 대출 심사·내부 등급 기준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비중이 감소했다”며 "5월 말 대환대출에서 신용등급에 따른 고객 차별이 없도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신용자의 유입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1년 인터넷은행이 법과 도입 취지에 맞게 디지털 혁신에 기반해 포용금융에 기여해야 한다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하도록 주문했다.


인터넷은행들은 매년 비중 목표치도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 토스뱅크 44%다.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각각 8%p와 2.3%p, 5.5%p가 모자라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 대출이 주춤한 것은 건전성 지표가 나빠져서다. 금융당국과 약속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늘린 와중, 금리가 상승하면서 취약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연체율이 급등한 탓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6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8%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NPL비율 역시 0.42%로 0.15%p 올랐다. NPL비율은은 연체가 3개월 넘은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연체율로 보면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86%로 0.34%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도 0.52%로 0.19%p 올랐다.


토스뱅크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세 곳 중 가장 크고, 올해 3월 말 NPL비율이 1.04%, 연체율이 1.32%로 세 곳 중 가장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전성 지표 역시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 대출을 중단하거나 고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들에게 포용금융 역할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가하는 가계부채의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를 꼽고 비대면을 통해 공격적으로 주담대를 늘리는 영업 행태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면 연체율이 급등하고, 대출을 줄이면 목표치를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기 중·저신용 대출을 계속해서 늘리면 연체율이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단순히 해당 대출 비중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실제 얼마나 공급했는지 총액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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