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금리대출 한 건당 1500만원 돌파…돈줄 찾는 서민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3.07.04 06:00  수정 2023.07.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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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금액 1년 새 31.9% 늘어

'될 때 더 빌리자' 자금난 수요

고금리 여파에 취약 차주 고충

중금리 대출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내준 중금리대출의 한 건당 평균 금액이 15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리스크를 우려하며 중금리대출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막상 이를 이용하는 차주들은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있다는 얘기다.


불과 50만원, 100만원이 없어서 정부 대출에 손을 내미는 이들이 몰려드는 등 돈줄을 찾기 위한 서민들의 고충이 점점 깊어지는 분위기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잇돌 상품을 제외하고 저축은행들이 취급한 민간 중금리대출의 1건당 평균 액수는 151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늘었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사가 신용 하위 50%인 차주에게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로 공급하는 신용대출이다. 금융사가 각자의 조건에서 중금리 대출 목표를 달성하면,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 등 혜택을 준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참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1건당 금액이 3309만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OSB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해당 액수가 각각 2486만원과 2329만원으로 큰 편이었다.


이밖에 ▲페퍼저축은행(2300만원) ▲애큐온저축은행(2280만원) ▲키움저축은행(2266만원) ▲키움YES저축은행(2202만원) ▲HB저축은행(2102만원) ▲고려저축은행(1933만원) ▲JT저축은행(1914만원) 등이 중금리대출 1건당 금액 상위 10개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1건당 평균 금액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저축은행업계가 전반적으로 중금리대출을 축소하고 있음에도, 차주당 평균 대출액은 오히려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 실행한 사잇돌 제외 민간 중금리대출은 총 1조66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2%(1조877억원) 줄었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중금리대출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배경에는 치솟은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높아진 금리로 인해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많아지면서 금융권의 여신 리스크가 확대되는 와중, 상대적으로 금융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중금리대출은 그 위험이 더 클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결과적으로 저축은행업계는 중금리대출에 대한 제어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이를 통해 돈을 빌리는 서민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자금을 융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쉽게 말해 돈을 빌릴 수 있을 때 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해 두려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뜻이다.


서민들의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소액생계비대출에서 엿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말부터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을 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을 가동했다. 소액생계비대출은 병원비 등 자금 사용처가 증빙된 경우가 아니면 최초 50만원을, 이후 6개월 이상 이자를 성실하게 납부하면 추가로 50만원을 빌려준다.


이 같은 소액생계비대출을 통해 나간 돈은 지난 달 26일까지 약 두 달 동안만 268억원에 달했다. 총 4만3549건의 대출 신청 중 50만원 건이 3만2618건, 병원비 등 자금 용처가 증빙된 50만원 초과 건이 1만931건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높아진 금리와 함께 연체율이 오르면서, 비교적 취약 차주 고객이 많은 제2금융권으로서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중·저신용자의 자금 확보는 더욱 어려워지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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