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09조4천억 투자… 연평균 11조 투자 계획 발표
전동화에만 36조 쏟는다… 2030년 영업이익률 10%+a 목표
소형~픽업트럭 아우르는 2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SDV 기술 자신감… "후발 주자 아냐…충분한 격차 만들 것"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현대자동차
"1974년, 우리나라 국민 소득이 557달러(약 71만원)였던 당시 현대차는 포니를 만들어 냈다. 당시 이런 혁신을 이룬 것을 두고 '지금의 테슬라보다 못하지 않다'는 저널리스트들의 말을 듣고 최근 상당히 고무됐었다. 이런 정신과 DNA가 있다면 앞으로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국내외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이 모두 지켜보는 데서 당당히 던진 말이다. 불모지에서 처음으로 '포니'라는 양산차를 개발해내고, 이후 불과 50년 만에 글로벌 3위까지 오른 현대차의 자신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장 사장이 말한 '못할 것 없는' 시장이란 바로 전동화 분야다. 글로벌 전통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신생 기업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진 전동화 시장에서 현대차가 충분히 승기를 쥘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현대차의 길'을 의미하는 '현대 모토웨이' 전략을 통해서다.
장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인 '현대 모토웨이'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실현할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전동화 시장에서 '못할 것 없다'는 현대차의 자신감은 전기차 판매 목표치 조정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베스터데이 당시 발표했던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치를 기존 187만대에서 200만대로 올려잡았다.
주요 시장별 판매 목표 역시 상향 조정했다. 2030년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자동차 판매의 53%에 해당하는 66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유럽 역시 전체 판매의 71% 수준인 51만대를, 한국에서는 전체의 37% 규모인 24만대를 EV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역시 2030년 영업이익률 1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2026년부터 내연기관 관련 투자가 점차 줄고, 전기차 시장에 투자가 집중되며 전기차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향후 3년은 내연기관과 미래기술의 투자가 약 50 대 50 수준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EV(전기차) 물량 확대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적용이 본격화되는 2026년부터는 내연기관 투자는 점차 줄어들 예정"이라며 "EV와 소프트웨어 수익이 내연기관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Phase 3 부터는 내연기관에 대한 투자는 점차 줄어들고, 전동화 및 미래 모빌리티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현대차가 잡은 중장기 투자비는 향후 10년간 무려 109조 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투자에만 연평균 11조원을 쏟겠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전동화 투자가 집중되는 내년과 2025년은 최대 12조원 규모로 진행되며, 전동화 관련 투자 역시 작년 대비 연평균 1조4000억원 올려잡은 총 35조8000억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 중장기 투자 계획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길, '현대 모터웨이' 풀가동… 구체적 전략은
100조원을 넘는 투자비는 중장기 전동화 계획인 '현대 모터웨이' 실현을 바탕으로 집행된다. 현대모터웨이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동화 전략으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우선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는 앞서 아이오닉5 등에 탑재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이은 두번째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원가 절감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동일한 플랫폼을 쓰는 차종끼리만 부품 공용화가 가능하지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개발 체계에서는 소형부터 픽업트럭까지 전 차급 구분없이 적용할 수 있는 86개의 공용 모듈 시스템의 조합을 통해 차종이 개발된다.
ⓒ현대자동차
예를 들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오닉 5과내연기관(ICE)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의 개발 체계에서는 모듈 호환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향후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가 도입되면 모터, 배터리뿐만 아니라 인버터, 전기전자 및 자율주행 등 핵심 전략 모듈 13개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이같은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통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전용 EV 플랫폼으로 개발해 내놓는다.
2세대 전용 EV 플랫폼에는 개방형 OS(운영체제) 적용을 통한 앱 생태계 구축도 추진된다. 이를 통해 2세대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된 전기차들은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고도화, 공간 탐색 원격 주차 및 출차 제어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판매량 달성을 위해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도 효율화를 꾀한다.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전환하는 동시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규 건설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통의 완성차 업체로서 현대차가 가지는 강점 중 하나다.
우선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은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으로 전환한다. 신규 공장 건설과 비교할 때 시간적, 비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과 EV 병행 생산을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생산량 조절도 가능하다.
이미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가 생산 라인에 투입된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은 현대차의 핵심 전기차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한국 외에도 미국, 체코, 인도 등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 중이며, 향후 현지 수요 증가를 고려해 추가 현지 라인 전환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생산공장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주요 시장에 별도의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건설하는 첫 전기차 전용 공장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울산 EV 전용공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투 트랙 방식의 생산 역량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 비중을 올해 8%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2030년 주요 지역(미국, 유럽, 한국)에서는 전체 전기차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48%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배터리 관련 기술과 수급 안정화에도 향후 10년 간 9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 및 수요 대응을 위해 배터리 셀 개발도 직접 추진한다. LFP 배터리의 경우 공동 개발을 배터리 회사와 협업 중이며, 2025년 경 공동 개발한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최초 적용하고 추후 신흥 시장 중심으로 탑재 모델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창환 현대차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는 "배터리 제조사는 배터리를 전자기기부터 다양한 부분 성능 만족시키기 위한 노하우를 갖고있다면 전기차 들어가는 배터리 성능, 출력 등 자동차에 맞는 부분을 위해서 현대차가 설계에 참여하고 있다"며 "소재특성이 어떤 셀을 구현하고, 이같은 부분을 차량까지 총망라했을때 종합적인 부분은 우리가 더 유리할수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동화 경쟁력' 망라한 아이오닉5N, 내달 출시
장 사장은 현대차의 전동화 경쟁력 확보가 먼 미래에 있지 않고 당장 다음달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봤다. 내달 공개될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통해서다.
장 사장은 "다가오는 7월, 현대차는 대중적인 전기차와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를 동시에 보유하는 최초의 회사가 된다"며 "그동안 내연기관 N모델을 통해 서스펜션, 차체 내구성, 브레이킹 시스템 등 여러 하드웨어적 기술 개발을 이뤘고, 전기차를통해 향상시킨 BMS, 열관리, 고성능 주행을 위한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 등의 새로운 기능들을 집대성해 고성능 전기차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아이오닉5가 품질과 성능으로 인정받은 데 이어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까지 갖춘다는 데 주목했다. 미국, 유럽의 전통 자동차 기업에서도 쉽게 이뤄내기 어려운 고성능 전기차 영역을 가장 먼저 연다는 자부심이 섞인 대목이다.
그는 "기존 전형적인 스포츠 세단만 느낄수 있는 고성능은 아직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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