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규제 위기’…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후 농촌라이프 골치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3.06.13 13:52  수정 2023.06.13 13:52

농막 규제 강화 논란…입법예고 21일까지

‘주거 목적’ 아니면 농막 야간 취침 허용

농식품부, 제도 보완 추진…현장 의견 수렴

감사원 농막 감사 결과 보고서에 발췌한 농막 전용 사례 ⓒ농림축산식품부

정부가 농막의 불법 사용을 막기 위해 위해 관련 규정 개선을 추진하자 귀농을 준비 중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주말농장을 운영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행법상 농막은 농작업에 필요한 농자재 보관, 수확 농산물 간이처리, 농작업 중 휴식 등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연면적 20㎡ 이하)로서 주거는 할 수 없다.


정부는 앞으로 야간 취침 금지, 일시 휴식 공간은 농막 바닥면적의 4분의 1 이하, 농지면적에 따른 농막 규모 차등화 등의 내용을 담은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기존 농막 경우 면적 제한규정은 소급 적용하지 않지만, 야간 취침 금지는 시행규칙은 제도 시행 즉시 적용한다.


이에 귀농·귀촌을 준비 중인 베이비부머 세대와 도시농부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참여입법센터 입법예고(부처) 홈페이지에 7일 기준 농지법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은 3000건 넘게 접수됐다. 이번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 대한 국민 의견 중 농막 규제를 재검토 및 반대한다는 공개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농막 이용자는 “서울에서 틈틈이 충주에 와서 경작하고 있는데 야간숙식을 제한할 경우 불필요한 식주(食住)에 대한 경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반대 여론이 계속되자 정부는 해명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막을 농업 활동과 무관하게 주거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한하는 것이지 주말농장이나 영농체험 목적으로 설치해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농막을 전원주택이나 별장 등 주거용으로 악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농지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농막은 가설건축물로서 주택과 달리 소방시설법상 소방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화재 등 안전사고에 취약하다.


실제로 올해 초 농식품부가 조사한 전국 252개 농막 중 51%에 해당하는 129개 농막이 주거용으로 불법 증축됐거나 정원 또는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치된 농막 3만8277건 중 411건만이 30㎡ 이하 농지에 설치되기도 했다.


특히 330㎡ 이하 소형농지로 분할한 농막단지를 전원주택단지로 분양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달 농막 불법 증축, 별장 사용을 막고자 이달 21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접수된 의견을 토대로 제도 보완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농막 야간취침에 대해 “야간 취침을 불허한다는 것은 주거목적일 경우에만 해당한다”며 “농작업 간에 야간 취침은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년 각 시·군에서 농지이용실태조사를 하면서 농막 이용을 경작으로 활용하는지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장에서 주거용과 일시 휴식용인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요청이 제기돼 사후 관리에 어려움이 없도록 의견을 반영해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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