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Denim)은 시대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선염사(先染絲)로 능직(직물 표면에 날실 또는 씨실로 빗방향의 이랑무늬를 형성하는 조직, 또는 이런 조직으로 짠 직물)한 목면지로, 질겨서 매우 실용적이고 다양한 컬러와 패턴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 Fabiana Filippi, Rejina Pyo, Dolce & Gabbana
Y2K 패션이 트렌드로 부상한 이후, 데님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봄엔 '데님 셋업'이 유행하며 이른바 ‘청청 패션’이 재귀했다.
데님의 시초는 무엇이었을까?
데님의 시초는 17세기 이탈리아 북부지방에서 지역 노동자들을 위한 만들 때 사용되던 푸른 원단이라고 한다. 유럽의 노동자들(농부, 공장 노동자 등)은 최소 몇백 년 동안 데님을 입어왔고, 이후 유럽 노동자들이 미국으로 이민 가며, 데님이 미국 지역에 퍼지게 되었다.
ⓒ영화 '써니' (2011)
1930년대, 서부극이 유행하며 영화 속 주연 배우들이 청바지를 입고 등장하기 시작했다. 배우들의 영향으로 데님은 최초로 작업복의 개념에서 벗어나 패션, 일상복 용으로 착용되기 시작한다. 이후 1940년대 2차 대전, 1950년대 할리우드, 1960년대 히피족 등의 영향을 거쳐 데님의 활용은 확장되었다.
한국에서의 ‘데님’ 사랑 또한 대단했는데, 특히 7080세대의 ‘청청 패션’은 유행을 넘어서 전 국민적인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써니’와 걸그룹 티아라 ‘롤리폴리’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는 ‘복고’로 불린 ‘7080 청청 패션’은 그 당시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워너비 패션이었다.
당시 ‘청청 패션’에서는 펑키한 프린트와 함께 별 모양, 도트 등 다양한 빈티지 패턴을 자주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상‧하의를 동일한 컬러의 데님으로 매치하며 청재킷의 깃을 살리며 그 시절의 느낌을 한껏 살린 듯한 디테일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청청 패션’이 다시 트렌드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응은 주로 ‘경악’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에 대항하듯 ‘청청 패션’, ‘데님 패션’이 조금 더 세련되게 돌아왔다. 우선 데님의 컬러가 더 다채롭게 활용되면서, 상의와의 매치를 조화롭고 쿨하게 만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수영 인스타그램
예를 들어 소녀시대 수영은 데님 소재의 뷔스티에 톱과 오버사이즈 데님 팬츠를 매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님 뷔스티에와 데님 팬츠 모두 디테일을 더하면서 심심하지 않은 룩을 소화했는데, 해당 룩은 우리가 이전에 알던 촌스럽다고 느껴지는 ‘청청 패션’과는 확연히 다른 ‘요즘의 느낌’이 물씬 나는 착장이라 볼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에 데님을 어떻게 핫하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데님을 다채롭게 활용한 2023 S/S 컬렉션을 보면 미리 확인할 수 있다.
ⓒBurberry 2023 S/S RTW
버버리는 전신을 데님으로 둘러싼 스타일링을 제시했다. 몸의 곡선을 완만히 드러내면서도 상‧하의를 모두 데님으로 표현해낸 룩을 볼 수 있는데, 특히 허리에 데님으로 한 번 더 포인트를 준 부분에서 버버리의 센스를 눈여겨볼 수 있다.
짙은 색 데님 스커트 혹은 데님 팬츠를 입은 뒤, 재킷을 허리에 질끈 매는 방식 등으로 해당 룩을 연출해볼 수도 있겠다.
ⓒ뉴진스 인스타그램
이 같은 예로는 뉴진스를 언급할 수 있다. 뉴진스는 글로벌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의 150주년을 기념하여 행사에 등장했는데, 그곳에서도 데님의 다양한 활용법을 보여줬다.
이날 뉴진스는 모두 크롭된 기장의 상의와 더불어 데님을 활용했다. 더불어 데님 재킷을 허리에 묶는 디테일을 추가해, 컬러감을 살리며 포인트를 연출해낸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추가시키진 않았으나 데님 특유의 청량함과 자유로운 느낌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룩이라 볼 수 있겠다.
7080년대 젊음과 자유를 상징했던 데님이 지금 2030세대들이 부활시켜 올여름 시원하고 핫하게 다채로운 활용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
김민정 / 패션 크리에이터, 아나운서minjeoung7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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