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사가 AI 신약개발에 목숨 거는 이유는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입력 2023.05.19 15:36  수정 2023.05.19 15:37

국내 제약사 평균 R&D 비용 빅파마 ‘1/120’

신약개발 R&D 힘들어...시간·비용 다 모자라

불확실성 크지만...품 확 줄이는 AI 필요성↑

한태동 동아ST 상무가 19일 열린 '제약바이오 AI 혁신 포럼'에서 'AI 활용 신약개발-제약기업의 혁신과 전략적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내 10대 제약사 연간 평균 연구개발(R&D) 비용이 1000억원인데 반해 글로벌 10대 빅파마 평균은 12조원. 이 차이는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


한태동 동아ST 상무는 1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AI 혁신 포럼’에서 국내 제약사가 연구 역량에 비해 시장 규모를 키우지 못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설명했다. 한 상무는 “미국, 중국 등 경제 규모가 큰 나라에 비하면 투입 자원은 넘기 힘든 벽이겠지만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이 도입된다면 그 간극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하이 텀(High risk, High return, High term)’인 사업으로 평균 10년의 시간과 평균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성공한다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장기간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연간 평균 12조원에 달하는 R&D 비용을 투입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사뭇 다르다. 한 상무는 “국내 평균 연간 R&D 비용이 1000억원이라고 하지만 인건비, 제네릭 등 기존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을 제외하면 신약개발에는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만 투입할 수 있다”며 “전임상만 최대 25억원, 바이오신약의 경우는 최대 150억원까지 투입되는 지금 실제로 이 정도 R&D 비용으로 여러 파이프라인 개발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상 성공률 역시 5% 내외인 실정이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있어 상용화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해외 빅파마들에 대한 조기 라이센싱 아웃이 목표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AI를 활용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여러 논문과 연구결과에서는 후보물질은 발굴 등 신약개발 단계 전반에 AI를 적용했을 때 비용은 반으로 낮아지고 소요 기간 역시 과거 10년 이상 걸리던 임상을 3년 내외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상무는 이 지점이 국내 제약사들이 AI 신약개발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고 초기 투입 자본도 많이 필요하다”며 “미국 등의 빅파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AI 도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겠지만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신약개발 효율을 높이는 AI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상무는 AI 신약개발의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기관과 제약사, AI 기업 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상무는 “인공지능 공공 모델 등 정부기관이 초기 데이터 확보 비용을 부담해서 협력의 장을 만들어준다면 제약사와 AI 기업이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각자의 역량을 고도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