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일 국회서 재정준칙 법제화 논의
국가채무 비율, 5년來 13.6%p 오름세
기재부, 재정준칙 도입 당위성 강조
전문가, 재정규율 강화 필요성 언급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DB
우리나라 채무 증가 시계가 예상보다 더욱 빨라지자 기획재정부가 재정준칙 도입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나랏빚이 10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1분기에만 관리재정수지가 50조원을 훌쩍 넘는 등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15일 국회·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경제재정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소위에 상정한 52개 법안을 논의한다. 상정한 법안 중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재정준칙법) 개정안 등 법안 역시 심사할 예정이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재정적자 등 국가 재정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마구잡이식 재정 사용을 제어할 수 있다.
재정준칙은 정부와 국회 내 해묵은 과제다. 특히 현 정부는 재정준칙 법제화에 적극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확장적 재정운용 여파로 많은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국가 채무도 빠르게 늘었다는 이유로 긴축재정, 재정건전성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으로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5년 만에 400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9.6%로 같은 기간 13.6%p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재부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재정준칙 법제화를 처리하기 위해 막판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재정준칙이 이번 소위에서 처리지 않는다면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적자 한도 비율을 2%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기재부는 “재정수지 마이너스(-)3% 기준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비롯한 해외 준칙 운용국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이라며 “우리나라 과거 추이, 현재 채무 수준, 주요국 사례 등을 고려해 재정이 제 역할을 하면서도 건전성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정준칙은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독일은 채무준칙 도입 후 5년 만에 부채비율이 9.6%p 낮아졌고 스위스 역시 같은 기간 12.1%p 감소했다. 덴마크도 10.7%p, 네덜란드는 16.1%p 하락했다.
채무준칙을 도입한 국가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위기 이후 채무 수준이 빠르게(10년간 GDP 대비 15%) 안정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재정준칙 통해 재정규율 강화해야
또 재정준칙 도입은 채무조달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현재 국고채 이자 상환(계획)이 2019년 17조2000억원, 2020년 17조8000억원, 2021년 18조9000억원, 2022년 20조7000억원, 2023년 24조8000억원으로 향후 이자 지출 급증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재정준칙 도입이 절실하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는 “1970~2018년 55개국 분석 결과 준칙 도입국들에서 재정수지 개선이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연구에서도 재정준칙은 재정안정화에 기여하고 정부 재정전망 신뢰도를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재정준칙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 재정상황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요국 등과 같이 재정준칙 도입을 통해 재정규율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글로벌 부채를 누적한 상황에서 복합적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재정운용에서 재정여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노욱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 및 재정 여건상 준칙 기반 재정운용체제로 전환이 필수적인 시점에 도달했다”며 “우리나라도 재정준칙 도입과 운용을 통해 재정 지속가능성과 미래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재정여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준칙 도입과 실효성 있는 운용은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재정운용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재정 지속가능성 분석에 근거한 재정운용을 통해 미래 세대 부담 전가를 억제하는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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