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저금리 대출 이동
중저신용자 수수료 부담 커
저축은행 금리 상승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중도 상환하는 고객들에게 받은 연간 수수료가 최근 5년 새 4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대출이 부담스러운 차주들이 저금리로 갈아타기 위해 해지하는 과정에서 그 만큼 많은 수수료를 납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금융당국이 가계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출 플랫폼을 본격 가동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중저신용자들의 중도 해지 수수료 부담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이 벌어들인 중도 해지 수수료는 1043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8년 대비 67.6%(42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업계의 중도 해지 수수료는 코로나19 전인 2018년 620억원에서 2021년 99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다 2021년 133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다소 감소하긴 했으나 2년 연속 1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저축은행별 증감률을 보면 키움저축은행의 중도 해지 수수료가 673.1%(27억원)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애큐온저축은행(316.7%), 한국투자저축은행(171.8%) 모아저축은행(156.8%), SBI저축은행(112.8%) 등의 증가율이 높은 편이었다.
자산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들 모두 중도 해지 수수료 수익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SBI저축은행이 176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페퍼저축은행이 88억원, 웰컴저축은행 6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각각 5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금리는 자금조달비용과 만기, 취급 비용 등을 반영해 산출되는데, 고객이 중도에 해지하면 대출을 내준 금융사로썬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매긴다. 이 수수료는 통상 고금리 대출을 해지한 뒤 대환대출을 이용할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간 중저신용자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저축은행의 중도 해지 수수료가 급증한 배경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코로나19 당시 저축은행들이 비교적 금리가 낮은 중금리 대출을 팔아도 마진 부담이 적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고, 지난해 다시 기준금리가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존 고금리 대출 고객들이 대출을 해지하는 경향이 커진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대출 비교 플랫폼들이 많이 생겼고, 고객 입장에선 수수료를 내더라도 낮은 대출이자로 갈아타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저축은행들의 중도 해지 수수료는 대출금액의 1~2%에 달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000만원의 대출을 받은 차주가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경우 적게는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올해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 확장에 주력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중도 해지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선 이에 대한 대책이 선행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대환대출 플랫폼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우선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대환 대출 플랫폼을 열고, 연말 주담대까지 취급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 특성상 중저신용자가 밀집돼 있고, 취약차주들도 많아 대출을 갈아타려는 차주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대환대출 플랫폼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중도 해지 수수료 인하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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