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빨간불’…뱅크런 차단 ‘숙제’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3.05.04 06:00  수정 2023.05.04 06:00

연체율 5% 돌파…7년 만에 '최고'

예·적금 금리 인상…자금이탈 방어

"우려할 상황 아냐…하반기 안정화"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저축은행 연체율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인 5%대를 기록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소형급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마저 파산하면서 국내 저축은행을 향한 뱅크런 가능성도 더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는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안정화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저축은행들이 내준 대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였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포인트(p) 넘게 급등한 수치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19년 4.7%에서 2020년 4.2%, 2021년 3.3%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4%로 반등한 후 올해 1분기에 5%를 돌파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이자가 3개월 이상 밀려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높거나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을 일컫는다.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지난해 3.4%에서 올해 3월 말 5.1%로 약 1.7%p 높아졌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5.8%) 후 7년 만이다. 연체율은 2017년 4.6%에서 2021년 2.5%까지 내려갔지만,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및 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3.4%로 반등한 이후 오름세다.


문제는 연체율이 저축은행 규모를 가리지 않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저축은행 79곳 중 55곳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년 전보다 최대 6%p 높아졌고, 이 중 4곳의 연체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8%를 크게 웃돌았다.


자산 규모 상위 5대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도 크게 늘었다.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7.2%에서 지난해 7.9%로 0.7%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0.2%p, 웰컴저축은행은 1.3%p, 페퍼저축은행은 1.9%p 높아졌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가계 못지 않게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말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30일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24%로 2016년 1분기(2.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상 기업대출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거액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용위험이 더 크다.


이에 업계는 예적금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금이탈을 방지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뱅크런 조장 루머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면서 업계를 향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금리를 연 4.2%에 선보였으며, 웰컴저축은행은 연 4.4%의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전체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일 기준 3.9%로 전월(3.8%대) 대비 0.1%p 오른 상태다.


다만 저축은행을 향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중저신용자들이 몰리는 2금융권의 특성상 이자 부담 가중 시 대출 부실화 속도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받는 대출이 연체율 통계에 잡히지 않은 점도 부실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업계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의 연체율은 아니라고 선을 그고 있다. 건전성 관련 규제비율을 모두 크게 상회하고 있어 향후 리스크 발생 시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저축은행은 자체적으로 규제비율(100%)을 크게 상회하는 241.4%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중앙회도 저축은행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 발생시 즉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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