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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성'에 발목잡힌 김포골드라인 시내버스…오세훈표 '리버버스'는? [기자수첩-사회]


입력 2023.05.09 07:13 수정 2023.05.09 07:13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8일 오전부터 김포서 출근길 시내버스 대거 투입…골드라인 혼잡도, 거의 변동 없어

시내버스, 41회 늘었으나 정시성 문제로 차량 정체…도로 위 '거북이 운행'

'물길' 이용 오세훈 시장의 리버버스도 정시성 의문…악천후에 운행할 수 있을까?

서울시, 리버버스 청사진만 보여줄 때 아냐…합리적 대안의 교통수단임을 입증해야

올해 1월 26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바라본 얼음이 언 한강의 모.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올해 1월 26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 일대에서 바라본 얼음이 언 한강의 모.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지난 8일 오전부터 '골병라인'으로 악명 높은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김포에서 출근 시간대 시내버스가 대거 투입됐다.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70번 시내버스 운행횟수를 24회 증편해 41회로 늘렸는데, 열차 혼잡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이날 호흡곤란으로 응급처치를 받는 환자가 발생했다.


김포골드라인운영에 따르면 8일 오전 7∼8시 김포골드라인 승하차 인원수는 8941명이라고 한다. 2주 전인 지난달 24일 같은 시간대 승하차 인원인 9269명보다 고작 3.5%(328명) 적다. 혼잡도가 크게 완화되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지자체에서 대책으로 부랴부랴 내놓은 시내버스의 문제는 '정시성'에 있었다. 지하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정시성이다. 노선마다 운행표를 작성해 놓고 이에 따라 열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출발시각과 도착시각이 정해져 있다. 버스나 택시처럼 차량 정체의 영향도 받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김포골드라인은 걸포북변역∼사우역∼풍무역∼고촌역∼김포공항역 등 5개 역을 연결한다. 김포골드라인 승객을 분산하기 위한 70번 버스 노선은 지난 1월 신설됐고, 최초 9회에서 전날 41회로 늘었다. 하지만 차량 정체로 인해 도로 위에서 엉금엉금 '거북이 운행'을 하다 보니 정시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리버버스 역시 이런 부분에서 걱정이 든다. '물길'을 이용한 대중교통이라는 아이디어는 참신하지만 정시성을 맞출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 당장만 해도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철, 강물이 얼어붙는 겨울 등에 정시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부터가 든다. 실제로 서울시는 태풍이 부는 날은 한강에 그 어떤 선박도 뜰 수 없게 한다. 여름철에는 아예 리버버스가 운행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출퇴근을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대책을 내놓는 것은 좋다. 기존에 없었던 물길을 이용한 새로운 대중교통이라는 아이디어도 좋다. 그러나 정시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태에서 리버버스를 강행하는 것은 우려와 걱정, 반발만 늘리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서울시는 이미 2017년 서울연구원에 맡긴 타당성 용역에서도 0.42 수준의 비용편익비율(B/C)을 통보받은 바 있다. 이 비율이 1을 넘겨야 사업성이 있는 건데, 당시에는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시가 리버버스를 운행해야 한다면 결국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보여줘야 한다. 정시성은 얼마나 확보되는지, 리버버스가 얼마나 안전한지, 사업성은 있는지, 리버버스가 교통적자에 허덕이는 서울시 재정에 더 부담이 되는 일은 아닌지.


리버버스라는 대중교통의 청사진만 보여줄 때가 아니다. 리버버스가 얼마나 합리적인 대안 교통수단이 될 지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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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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