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 "곽병채, 수사기관 조사 내용만으로 곽상도 뇌물수수 공범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 보강수사 통해 곽병채 뇌물 혐의 공범으로 못 박아…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적용
법조계 "곽병채가 받은 돈이 곽상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 입증 위한 것…공동이득, 경제적 공동체"
"검찰, 압수수색 통해 곽상도 역할과 곽병채에게 전달된 돈이 그 역할에 대한 대가 입증하려고 할 것"
곽상도 전 국회의원.ⓒ데일리안
곽상도 전 국회의원의 이른바 '50억 뇌물'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11일 호반건설과 부국증권 등을 압수수색하며 영장에 곽 전 의원 아들 병채 씨를 뇌물수수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결국 곽병채 씨가 받은 돈이 곽 전 의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들이 받은 돈을 곽 전 의원과의 공동 이득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의 구체적 역할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명 '50억 뇌물' 의혹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수사기관의 조사 내용만으로는 곽병채가 곽상도의 뇌물수수 범행의 공범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뇌물죄는 직무와 관련해 이익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공무원'을 처벌하도록 돼 있다. 뇌물을 받은 사람의 신분이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으로 간주될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과급의 실제 수령자가 곽 전 의원이라면 그와 병채 씨는 '뇌물 수수 공범'이 되지만, 곽 전 의원이 돈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뇌물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재판부는 성인인 병채 씨가 결혼해 곽 전 의원과 독립적 생계를 유지해왔고, 그가 화천대유에서 경제적인 이익을 받았다고 해서 그만큼 곽 전 의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단지 의심만으로는 곽병채가 받은 돈과 이익을 곽상도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심 판단에 항소한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25억원을 직접 받은 병채 씨를 뇌물 혐의 공범으로 못 박았다. 25억원은 '성과급을 가장한 뇌물'로 해석해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병채 씨는 뇌물 혐의 공범으로 고발돼 피의자 조사를 받았지만 1차 수사 당시에는 기소되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와 관련해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검찰이 곽 전 의원의 아들을 공범으로 적시하고 호반건설 등을 압수수색한 것은, 결국 곽병채 씨가 받은 돈이 곽 전 의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들이 받은 돈을 아들 단독의 이익이 아니라 곽 전 의원과의 공동 이득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의 구체적 역할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은행 이탈 조짐이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해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에게 하나은행을 회유해 달라고 부탁해 곽 전 의원이 나서서 하나은행 측의 이탈을 막았고, 그 대가로 곽 전 의원의 아들에게 퇴직금을 빙자해서 뇌물을 줬다는 점이 모두 입증돼야 한다"며 "곽 전 의원의 구체적 역할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았다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하나은행 관계자, 곽 전 의원, 곽병채 씨 등 관련자들에 대한 집중 조사를 통해 곽 전 의원의 역할과 곽병채 씨에게 전달된 돈이 그 역할에 대한 대가라는 점을 입증하려고 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곽병채 씨가 50억원이 자신이 아니라 곽상도 의원에게 전달하는 것임을 알았어야 한다"며 "즉, 50억원이 퇴직금이 아니라 뇌물이라는 점을 알았어야 하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부분을 소명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공범은 공동정범부터 방조범까지 다양하다''며 "곽 전 의원 아들에게 공범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0억원이 곽 전 의원에 대한 뇌물이었고, 곽 전 의원 아들이 위 돈을 퇴직금을 빙자해 받았다는 점에 대해 알았다는 것이 우선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이 퇴직금을 빙자해 곽 전 의원에게 돌아갈 뇌물인 50억을 받았다고 보고, 뇌물범죄와 관련한 범죄수익은닉혐의도 있다고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이 곽 전 의원과 경제적 공동체였다는 사실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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