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오타니’ 스토리마저 완벽했던 일본 야구

오타니 MVP 등극하며 일본 야구 WBC 우승 이끌어

타율 0.435 8타점에 2승 1세이브 1.86 ERA 기록

일본 5회 WBC 우승. ⓒ AP=뉴시스

일본 야구가 14년 만에 세계 정상에 서는데 성공했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미국과의 결승서 3-2 역전승을 거두고 이 대회 세 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부터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일본은 7전 전승의 완벽한 우승으로 1~2회 대회였던 2006년, 2009년 이후 14년 만에 패권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대회 MVP는 역시나 오타니 쇼헤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도류’로 나선 오타니는 타자로 7경기 출전해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을 기록했고, 투수로도 3경기에 마운드 올라 2승 1세이브와 함께 9.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1.86의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정예 멤버’들을 소집했다. 메이저리그서 활약 중인 오타니는 물론 베테랑 투수 다르빗슈 유까지 합류했고 일본 리그 최고의 타자로 급성장한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와 이번 시즌부터 보스턴서 활약할 요시다 마사타카로 중심 타선을 꾸렸다.

특히 요시다는 이번 결승전서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대회 내내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뽐내면서 대회 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타격 밸런스를 잡지 못했던 무라카미도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8강전을 치를 때까지 방망이가 침묵했던 무라카미는 자국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으나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9회말 팀에 승리를 안기는 역전 결승 타점을 터뜨렸고, 결승전에서도 메릴 켈리를 상대로 동점 홈런을 터뜨려 일본 열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투타에 걸쳐 맹활약한 오타니. ⓒ AP=뉴시스

주인공은 역시나 만화 같은 스토리를 써낸 오타니 쇼헤이다.

이미 대회 전부터 미국과 일본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오타니는 타석에서는 물론 마운드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오타니를 위한 스토리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과의 마지막 승부였다. 두 선수는 LA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었다. 투수로서도 시속 160km대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의 공과 완전체 타자인 트라웃은 공교롭게도 9회말 2아웃 상황서 마주하게 됐다.

크게 심호흡한 오타니는 100마일대 포심 패스트볼로 정면 승부를 택했고 6구째 공으로 트라웃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2023 WBC의 대미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