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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소 임박…'당헌 80조' 논란 격화 전망


입력 2023.03.21 00:00 수정 2023.03.21 06:35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부정부패 기소 직무 정지' 적용 여부 두고 갈등 관측

친명계 "檢의 李 수사는 정치 탄압…적용 대상 아냐"

비명계 "선당후사 정신으로 李 거취 정리 빨리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 시 당직자 직무를 정지한다는 내용의 더불어민주당 '당헌 80조'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검찰이 대장동 및 위례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이번 주 중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방탄 정당 논란과 내홍의 배경인 만큼, 이 대표를 향한 비명계의 거취 및 인적쇄신 결단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대표를 이번주 중 기소할 것으로 20일 알려지면서, 당헌 80조가 '이재명 퇴진론'에 불을 붙일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당헌 80조는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의 기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맞물려 방탄 논란이 일었던 규정이다. 최근에는 당 정치혁신위원회가 당헌 80조 삭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혁신위원장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당헌 80조가)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보긴 하는데, 굳이 논란을 만들 필요는 없어서 빠르게 정리했다"며 "제 혁신위원장 임기 내에는 (검토를) 안 할 예정"이라고 일축했다.


친명계 "용인하고 대표로 선출…변수 아냐"
비명계 "새 지도부 들어서려면 시간 필요"
李는 당내 소통 통해 내홍 수습 주력


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탄압'이기 때문에 기소되더라도 당헌 80조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히며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가 기소돼도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 하느냐'는 질문에 "그것과 상관없이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는 당헌상의 근거들이 마련돼 있다"며 "이번에 기소를 하거나 하는 것들이 새로운 변수가 되는 건 아니다. 그걸 다 용인하고 대표로 뽑았기 때문에 변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선거법 위반 관련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도 "당 내부에서 여러 얘기들이 나올 수 있지만, 법상으로는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유죄가 확정될 때까지는 문제가 없다"면서 "낮은 벌금이 나오면 대표직 유지를 하거나 공직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퇴진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저희가 의원들끼리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를 외부에 나가서 마치 소신파인 것처럼 얘기한다"며 "이는 이 대표를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선거제 관련 의원 토론회에서 김종민, 박용진 등 의원들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선거제 관련 의원 토론회에서 김종민, 박용진 등 의원들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불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의원들과 소통을 늘리며 내분 수습에 전력하고 있지만, 비명계는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신변에 대한 거취 정리가 빨리 필요하다"며 "왜냐하면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려면 준비를 해야 하고, 또 그것을 갖추는 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것 때문에 분열되고 의견 충돌이 있으니 이걸 수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한껏 몸을 낮추며 당내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의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갖거나 그룹별 간담회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두루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에는 김근태계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내홍 수습책으로 거론되는 '당직 개편' 두고도 신경전
친명계 "비명계, 공천 때문에 요구"…파열음 커질수도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비명계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해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요구한 당직 개편을 수습책으로 내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당 지도부는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다만 인적 쇄신을 두고도 당내 이견이 존재해 이 대표가 개편을 단행하더라도 파열음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친명계는 비명계가 공천 때문에 당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일부 요구처럼 인위적으로 비명계가 원내대표를 맡거나, 향후 공천과 관련해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을 해야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런 요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친명계가 비명계의 당직 개편 요구를 공천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에 "공천 갈등 때문에 벌어진 일인 것처럼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다만 박 의원은 "공천 다툼이 아니라 총선 승리를 둘러싼 문제다. 그래서 당직 개편하고 공천으로 국회의원들이 안심한다고 그래서 국민들의 신뢰가 돌아오느냐, 저는 이거 오답을 지금 만들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당직 개편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홍익표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에서 "누구를 찍어서 누구는 쇄신 대상이고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 당 대표가 판단할 것"이라면서 "당이 더는 친명, 반명 이런 논쟁보다는 정명과 공명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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