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픈런’ 뛰어야 하나”…인터배터리, 이젠 ‘CES’ 뺨친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3.03.15 14:40  수정 2023.03.21 11:25

‘위상 높아진’ 인터배터리…국내 넘어 글로벌 전시회로 도약

배터리 업계 화두 ‘전고체 배터리’…배터리 3사 모두 기술력 뽐내

‘글로벌 리더’ LG엔솔·‘초격차 기술’ 삼성SDI·‘포트폴리와 다각화’ SK온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 참관을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제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관람을 위해 ‘오픈런’을 뛰어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겠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였던 인터배터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전시회로 불릴 만한 규모와 다양성, 관심도를 갖춰가고 있다.


수많은 인파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발견돼 높아진 인터배터리의 위상은 쉽게 체감이 가능했다. 전시관 오픈 시간인 10시부터 로비는 끊이질 않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입증을 받기 위해 늘어진 긴 줄은 줄어들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픈 시간이 30분이나 지나도, 전시관에 입장하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코엑스 출구까지 이어졌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 전시회에 방문했다. 올해 11회 째를 맞는 인터배터리는 ‘모든 것과 연결된 배터리(Battery Connecting To ALL)’이라는 주제로 477개사 1400부스가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지난해 대비 개최 규모는 104% 확대됐으며, 사전 등록자는 3만4851명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출입증을 받기 위해 기나긴 줄을 기다린 끝에 들어선 전시관 내부 역시 북새통이었다. 유독 인파가 몰린 부스들이 있는데 그 주인공은 단연 국내 배터리 3총사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었다.


배터리3사가 인터배터리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3사의 어느 부스를 가더라도 수많은 인파에 사진 촬영은커녕 전시된 제품마저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 곳이 사람이 빠질 때까지 세 부스를 열심히 번갈아가며 왕복해 겨우 전시된 제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인터배터리 2023’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더욱 핫해진 ‘전고체 배터리’…배터리 3사 모두 모형 전시

나란히 붙은 배터리3사의 부스를 들여다보면 현재 업계에서 무엇이 가장 업계에서 ‘핫한’ 이슈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바로 차세대 배터리이자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다.


3사 모두 전고체 배터리에 힘을 준 모습이 완연했다. 과거만 해도 단순한 영상과 글을 통해서만 전고체 배터리를 전시했지만, 이제는 실물 모형을 보여주면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발 더 가까워진 업계 현황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각 사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관심도 이 전고체 배터리가 모두 뺏어갔다. 전고체 배터리를 보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 관람객들로 가득차 관람을 위한 ‘웨이팅’은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를 관람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내부가 훤히 보이는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인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 배터리를 전시했다.


삼성SDI에서는 한껏 금으로 치장한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원판에 올라가 빙글빙글 돌며 자태를 내뿜었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존을 따로 만들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심도 깊은 설명과 함께 모형을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3’ 부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글로벌 리더’ 면모 제대로 보여준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는 업계의 글로벌리더다운 면모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직사각형 형태로 길게 이어진 LG에너지솔루션 부스는 배터리3사 중 규모 또한 가장 컸다. 부스는 총 648㎡ (72개 부스) 규모로 마련됐다. 주제는 ‘혁신 배터리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 삶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다.


전시장 한 가운데는 최근 본격적으로 협업을 시작한 포드(Ford)의 머스탱 마하-E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프리미엄 세단 ‘루시드 에어(Lucid Air)’가 ‘안방마님’ 역할을 담당했다.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루시드 에어(Lucid Air)’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루시드 에어는 국내 최초로 소개된 만큼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관람객들을 줄을 지어 운전석에 타보기도 하고 트렁크를 여는 등 루시드 에어를 구석구석 살폈다. 루시드 에어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제는 너무 많은 고객사를 섭렵해서인지 이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들은 실물 대신 모형으로만 전시됐다. 제너럴모터스(GM) GMC 허머 EV, 테슬라 모델3 및 모델Y, 현대자동차그룹 아이오닉6 등의 전기차 피규어는 한쪽 벽면에 각각의 전기차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모형과 함께 전시됐다.


ESS존에서는 ESS용 리튬인산철(LFP)배터리 모형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국내 전시회 최초로 LFP배터리 셀을 선보였으며, 해당 셀이 탑재된 전력망 및 주택용 제품도 함께 전시됐다.


이외에도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B-Lifecare 등 배터리 서비스 신사업 등을 시연했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3’ 부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3’ 부스 앞에 세워진 ESG 조형물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삼성SDI, 브랜드 파워 ‘프라이맥스’와 ‘ESG’ 앞세워

지난 전시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삼성SDI 부스의 주인공은 ‘프라이맥스(PRiMX)’ 였으나 올해는 여기에 ‘ESG’가 첨가됐다.


부스 입구에는 프라이맥스와 함께 ESG 글씨가 크게 박힌 조형물이 시선을 뺏었다. 여기서 최근 ESG경영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삼성SDI의 경영철학이 잘 내비쳐졌다.


이번 전시회서 차별화된 초격차 기술을 선보이겠다던 삼성SDI의 야심작은 볼보 대형 전기트럭이다. 가까이 서면 고개를 한참 들어야 운전석이 보이는 이 볼보트럭 FM 일렉트릭은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여기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된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볼보 대형 전기트럭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됐으며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트럭을 둘러싼 관람객들은 운전석에 직접 올라 차량 내부를 살피고, 구조가 다 드러난 데크를 구석구석 살폈다.


그 옆에는 BMW 최초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세단을 전시했다. 이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P5 배터리(각형)가 탑재된다. P5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에 실리콘 음극재 기술이 더해져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전기차를 직접 본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우와, 우와”하는 소리가 연신 터져나왔다.


이와 함께 프라이맥스로 확대해 나아가는 사물배터리(BoT) 애플리케이션 라인업도 공개했다. Core Technology 존을 중심으로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배터리와 버튼 배터리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IT & Wearable, 전동공구, ESS 등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주요 애플리케이션들로 공간이 생성됐다.


SK온 ‘인터배터리 2023’ 부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SK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선언 온몸으로 홍보

SK온은 이번 전시회 부스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칼을 간 모습을 온몸으로 어필했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LFP, 각형, NCM9+,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관은 전원(on) 버튼을 형상화한 구조로, 3개 구역(zone)으로 구성됐다. 구역은 ‘현재’(Present)‘, ‘적용’(Application), ‘미래’(Future)‘로 나눠졌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정사각형 모형으로 된 구조물을 중심으로 4개의 배터리를 화면과 함께 실물 모형 전시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파우치형만 주력했던 SK온이 이번 각형 배터리 모형을 선보이면서, 각형 배터리를 보려는 관람객들의 관심은 그 어느 제품보다 뜨거웠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빠른 충전 속도가 특징이다. SK온은 기존 파우치형에 각형을 더함으로써, 공급처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 부스에 다양한 배터리 제품들이 전시돼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하지만 아직 시제품에 그치지 않는 작은 모형들에게 중앙 자리를 내주면서, 부스는 다소 빈약한 느낌을 줬다. 특히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GV70은 구석에 비치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형 전기차 모델을 앞세워 선보인 경쟁사들과의 부스와 대비돼 인상적이지 못했다.


한편, 올해 인터배터리에서는 배터리3사 이외에도 원재료(포스코케미칼, 고려아연 등), 부품(CK이엠솔루션, 피엔티 등), 장비 및 자동화(한국에머슨, 베이커휴즈코리아 등), 어플리케이션(이온어스, 에스엠케이 등), 재활용·재사용(성일하이텍, Li-Cycle) 다양한 기업들이 참가해 각종 신제품과 신기술을 발표하고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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