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기업 부족인원 43만명
제조업·운수창고업 미충원율 높아
올해 외국인 근로자 11만명 도입
고용허가제 시행 18년만에 손질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1일 오후 경기 포천시 한 시설작물재배 농가를 찾아 외국인 근로자들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산업현장에서는 중소제조업, 농축산업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일할 인구가 줄어든 데다 청년 세대의 힘든 일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을 보면 5인 이상 기업의 부족 인원(정상적 경영을 위해 더 필요한 인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2만6000명에 달했다.
1년 전(35만9000명) 대비 18.7% 늘면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이 구인 활동으로 채우지 못한 미충원 인원도 작년 3분기 기준 14만9000명으로 1년 전(11만명)보다 35.5%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운수·창고업에서 구인난이 심각했다. 기업의 미충원율(구인 인원 대비 미충원 인원 비율)은 작년 3분기 15.4%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높아졌는데 운수·창고업(51.4%)과 제조업(28.7%)이 1, 2위였다.
이는 해당 업종의 낙후된 근로환경으로 인한 구인·구직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원하청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한 근로조건 저하로 조선업·뿌리산업 등의 신규인력 취업 기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구인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력부족 업종으로의 이동이 지연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시기 배달업 등 타 업종으로 이·전직한 인력이 제조업 등 구인난 기업으로의 이동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기업이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일자리 미스매칭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부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근로자(E-9 비자) 도입 규모를 11만명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인력을 현장으로 빠르게 투입하기 위해 지난해 11~12월 1차 신청을 마무리하고 지난 1일 2차 신청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고용허가제를 시행 18년만에 손질했다. 그동안 산업구조 변화로 늘어난 숙련인력 수요에 대응하고 부족해진 노동력을 외국인 근로자들로 메우기 위한 것이다.
제도 개편으로 현재 최대 4년 10개월이던 체류기간이 최대 '10년+α'까지 대폭 늘어난다. 제조업의 경우 한국에 들어온 후 처음 취업한 사업장에서 24개월 이상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을 옮겼을 경우 한 곳에서 30개월 이상 일한 외국인 근로자를 장기근속자로 인정한다.
또 한국에서 일정 기간 이상 일했고 숙련요건을 구비한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E-9 비자를 '외국인 숙련기능 점수제 비자'(E-7-4)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전문인력(E-7)으로 취업하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을 고용허가제 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방문취업동포(H-2) 제도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해 허용 업종 범위를 넓힌다.
이와 함께 사업장의 인력활용 애로도 해소한다. 내년 말까지 50인 미만 제조업의 사업장별 고용허용인원을 20% 상향하고 이중 규제로 운영해온 신규 고용허가서 발급한도도 폐지했다.
이 밖에 고학력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이공계 석·박사 과정을 마친 외국인 유학생들이 유학 비자가 만료돼도 취업하기 전까지 국내에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게 하는 '과학·기술 우수인재 영주·귀화 패스스트랙' 제도도 1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 생산성 격차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숙련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외국인 인력의 체류기간 확대로 숙련인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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