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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나홀로 예·적금 금리 인상 왜


입력 2022.11.30 11:13 수정 2022.11.30 16:50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금융당국 권고에 타은행은 '잠잠'

서울 중구 케이뱅크. ⓒ케이뱅크 서울 중구 케이뱅크.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 '먹통'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메시지에 다른 은행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유일하게 예·적금 금리를 올리며 고객 마음 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8일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상했다. 가입기간 12월 이상~2년 미만의 경우, 연 5%의 수신금리 상품을 제공한다. 가입 기간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상품 금리는 연 4.2%에서 0.5%p 올려 연 4.7%가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0.25%p 인상한 이후 전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예적금 금리를 올린 사례다.


통상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은 당일이나 그 다음날 바로 이같은 수신상품 금리에 반영해왔다. 지난달 한은이 7월에 이어 사상 처음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자 은행들은 같은 날 수신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는 케이뱅크를 제외하고 모든 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을 주저하는 이유는 금융당국 권고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과 지난 25일에도 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던 지난 2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역머니무브 현상(시중자금이 안전 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간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거세지면서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자금 쏠림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케이뱅크가 금융당국 권고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인상을 단행한 것은 지난 앱 먹통 사태로 떠나간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케이뱅크 앱에서 지난 17일 오후 8시20분께부터 접속 장애가 발생해 18일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정상화됐다. 케이뱅크 측은 데이터센터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해 조치를 취했지만 실제 복구까지는 7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앱 먹통 사태 직후 케이뱅크 이용자 수는 급감했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장애 발생 전날인 15일 49만명이었던 일간활성이용자수는 21일 39만명, 22일 35만명 등 30만명대로 떨어졌다.


다만 케이뱅크가 앱 접속 시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수신금리 인상에 유일하게 나서면서 이용자 수도 회복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치킨 쿠폰 이벤트를 23일, 자동차보험료 확인하고 상품권 1만원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24일 진행하면서 각각 39만명, 41만명으로 올랐다. 케이뱅크가 은행권 중 유일하게 예적금 금리를 올린 28일에는 46만명으로 올라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 없이 모바일 뱅킹으로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앱 이용자 수가 중요하다"며 "시중은행도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예적금 금리를 인상한 것은 그만큼 절박했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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