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앞 보수단체 "빨갱이 진중권!" 몸싸움

입력 2008.06.20 15:59  수정

<현장>안티명박 카페회원들 진 교수 에워싸고 보호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간에 쇠고기 추가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좌)과 안티 이명박 집회 참석자가 설전을 벌이다 깃발을 두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서울 여의도의 MBC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촛불정국의 최대 스타 중 한 명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현장에 나타났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3시 경, 보수단체의 집회가 한창인 여의도 MBC 본사 앞에 진보신당의 영상매체인 ‘칼라TV’와 함께 보수단체 소속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왔다고 밝혔다.

진 교수가 나타나 인터뷰를 시도하기 시작하자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진중권 물러가라” 등의 항의가 빗발쳤고, 일부 회원들은 진 교수를 향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진 교수는 보수단체 회원들을 향해 “왜 항의집회를 하느냐. MBC가 잘못한 부분은 사소한데 차라리 최근 논조를 확 바꾼 조·중·동 앞에서 항의시위 할 생각 없느냐”는 등의 공격적인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 회원들은 “공영방송의 파급력이 큰데 (MBC PD수첩 측은) 작은 오역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로 인해 광우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키웠다”며 “MBC는 사과하라”고 따졌다.

이후 진 교수 측을 향해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로를 향해 “일반화의 오류”라고 주장하면서 비판을 이어갔고,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진 교수를 향해 “가라. 너 같은 놈은 오지 말라”는 등의 거친 말과 함께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진 교수는 이에 대해 “말로 하자”면서 “미치겠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과 진 교수 측의 몸싸움이 격화되자 맞불집회를 위해 MBC 앞에 와 있던 ‘안티MB 카페’ 소속의 회원 약 10여 명이 진 교수를 에워쌌고, 이들은 회원들에게 문자와 전화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상황이 거칠어지자 경찰은 3시 30분 경 병력을 투입해 진 교수 측과 보수단체 회원들을 분리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 측은 진 교수에게 “집회 참가자를 자극하지 말라”면서 “시민들과 충돌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분리하겠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현장 인터뷰에서 “PD수첩이 추가협상과 대통령 사과라는 순기능을 하지 않았느냐. 왜곡보도 부분도 나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우너 소 영상도, 그것이 광우병 위험이 매우 높다. 그 동영상이 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기는 하지만, 광우병 위험이 높은 다우너 소가 도축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전체적 맥락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큰 맥락 상 오류가 없다”고 PD수첩을 옹호했다.

인간광우병에 대해서도 진 교수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그는 “(인간광우병은) 방송에서는 확증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인간광우병 발생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부검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협정을 타결한 게 더 문제”라며 “기술적 오류가 있을지라도 역시 전체 맥락을 좌우할 사안은 아니다”며 “조금이라도 국민이 안전해졌다면 그게 피디수첩의 순기능인 반면, 조·중·동은 커뮤니케에션에 역기능을 했다. 국민을 광우병 위험에 덜 노출시키려 노력한 게 피디수첩”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자신을 향해 “빨갱이”, “좌파”라고 비난하는 것을 두고도 진 교수는, “광우병하고 빨갱이 좌파가 무슨 논리적 연관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고엽제전우회와 HID도 다소 고성이 오가고 그랬어도 서로 대화가 됐다. 그런데 이분들은 격앙된 상태에서 대화가 되지도 않을 뿐더러, 폭언과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소설가 이문열 씨 말이 맞다”며 “지금 이 상황은 관군과 의병의 연합군”이라고 규정했다. 진 교수에 따르면 관군은 경찰이고, 의병은 보수단체 회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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