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파업에 생존 걱정하는 유통가 [최승근의 되짚기]


입력 2022.08.09 07:02 수정 2022.08.08 19:47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협상력 높인다는 명목으로 관련 없는 사업장서 제품 출고 방해

큰 틀 합의 이후에도 반복되는 파업에 노사 간 신뢰 하락

그간 불법파업에 눈감은 정부도 각성해야

지난 4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4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뉴시스

매년 성수기 반복되는 파업에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기업은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영업활동 제한에 따른 손실로, 소비자들은 제품 공급 차질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지난 2일부터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해 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도로 점거 농성으로 제품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출고 제한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재고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8일에는 본사 직원 200여명이 제품 출고를 위해 강원공장으로 급파되기도 했다.


강원공장의 하루 출고량은 11~12만 케이스로 하이트진로가 보유한 맥주공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번 파업으로 사측이 입은 피해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하이트진로 영업이익의 15%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소주 운송을 전담하는 노조원들이 맥주공장인 강원공장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명분없는 악의적인 파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기에는 기업에 끼치는 손해가 너무 큰 탓이다.


택배업계도 추석, 설 명절과 연말연시 등 물량이 몰리는 성수기에 반복된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제적인 단순 피해 외에 해당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과 온라인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에까지 모두 피해가 전가되면서 브랜드 신뢰도 역시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


화물연대와 택배노조 모두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합의 이후에도 파업이 반복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아울러 두 사례 모두 원청과는 관계없는 사안이지만 노조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원청을 압박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노동자와 하청업체 간 고용관계에 원청이 간섭하면 공정위 등으로부터 하도급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파업이 반복되면서 같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파업으로 빈 노동자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다른 노동자들은 노력을 갑절로 해야 한다.


각 파업 현장을 보면 직적 파업에 동참하는 노조원은 많게 잡아도 전체 근로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제품 출고를 막거나 동료 기사의 배송을 방해하는 등 과격한 방법을 동원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노동자 간 갈등도 커지기 마련이다.


불법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는 정부 또한 이번 기회를 빌어 각성해야 한다. 노조의 마지막 합의 요구가 항상 민형사상 고소와 손배소 철회로 마무리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