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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니로 배터리 중국에 내줬지만…K배터리 '믿는 구석'은?


입력 2022.06.29 06:00 수정 2022.06.28 17:1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CATL, LFP에 K-배터리 ‘텃밭’ NCM 시장 공략 나서

“기술력 글쎄”…CATL, 화재 후 하이니켈 지지부진

배터리3사, 차세대 배터리로 기술 격차 확대 전략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3일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전극 롤의 품질 검수를 실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3일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전극 롤의 품질 검수를 실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CATL이 최근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그간 주력했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물론 삼원계(NCM) 배터리까지 들이밀며 고객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공세에 K-배터리가 주춤할 거란 우려가 지배적이었지만, K-배터리는 한껏 여유로운 모습이다. 기술력에서만큼은 CATL이 한국을 쉽게 따라잡지 못할 거란 자신감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기아 니로EV에 ‘NCM622’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NCM622는 리튬이온배터리 중에서도 니켈 60%, 코발트 20%, 망간 20%로 이뤄진 것을 뜻한다.


NCM622는 하이니켈 배터리 계열 중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는 아니다. 통상 수주되는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니켈 함량이 적어 에너지밀도가 낮기 때문이다. 배터리3사의 경우 니켈함량을 최소 85%까지 확대시켜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아가 하이로우 믹스 차원에서 대중차인 니로에는 저렴한 NCM622를 장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니켈 함량이 높으면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그만큼 화재 위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ATL도 니켈이 80%(코발트 10%, 망간 10%) 들어가는 'NCM811' 배터리를 만들지만, 잦은 화재 사고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배터리3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CATL보다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이 85~90%인 4원계(NCMA), SK온은 90%이상인 NCM9, 삼성SDI는 88%인 젠5를 생산 중이다. 수주 사례까지 있어 시장에서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최근 CATL도 NCM811 배터리를 다시 수주하기 시작했으나, 주행거리가 길지 않은 엔트리 모델 등에만 납품하고 있다. 즉 현대자동차·기아뿐만 아니라 완성차 브랜드들은 전기차 중에서도 주행거리 긴 모델이나 하이 퍼포먼스 모델에는 중국산보다는 한국산을 쓸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함량을 올릴수록 하이니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CATL이 아직 이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CATL이 그간 한 수주만 보더라도 엔트리 모델 같은 저렴한 제품군 뿐”이라고 진단했다.



삼성SDI 연구소 전경. ⓒ삼성SDI 삼성SDI 연구소 전경. ⓒ삼성SDI

물론 중국도 기술력으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CATL은 내년 1회 충전에 10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린(QILIN)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해당 배터리의 명칭은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동물의 이름을 따 기린으로 붙여졌다.


CATL에 따르면 최대 255kW/kg 에너지 밀도를 확보해 기존 셀 대비 충전 속도가 빠르고 안전하며 내구성도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우선적으로는 중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한국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력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국내 기술력이 낫다 해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3사는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차세대 배터리를 통해 기술력 격차를 더 크게 벌리겠단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대학 및 기관들과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해 차세대 배터리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배터리 용량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양극재 기술을 비롯해 충전 성능을 개선하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독일 뮌스터 대학 내 배터리 연구센터인 MEET, 독일 국가연구기관 헬름홀츠 연구소 뮌스터 지부와 함께 FRL(Frontier Research Lab)을 설립했다.


‘MEET FRL’은 ▲배터리 가격을 낮추면서 용량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양극재 기술’ ▲충전속도 및 용량 개선에 필수적인 ‘실리콘 음극재 기술’ ▲전해액 조성 및 전극 제조 시 사용하는 슬러리 용매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친환경 공정(Green Process)’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SK온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열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선도기업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3천만 달러(약 353억 원) 투자해 양사 공동 개발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를 양산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 공대(조지아텍) 이승우 교수 연구팀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협력하기 했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함께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는 배터리 3사중 가장 빠르다. 삼성SDI는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시 SDI연구소 내에 6500㎡(2000평) 규모로,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 내년부터 시제품을 제조해 2025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이 한국을 많이 따라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다음 스텝을 준비하면 되는 것”이라며 “CATL 이외에도 다른 경쟁사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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