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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배우발견㉔-1] 슬픔의 트라이앵글…‘키스 식스 센스’ 주인공들


입력 2022.06.23 17:45 수정 2022.06.24 12:34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드라마 포스터 ⓒ이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포스터 ⓒ이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주인공들이 모두 까칠한 성격이거나 굳어 있어야 하는 상황, 대립각을 세우고 있을 때 이를 이완시켜 주는 조연들이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의식한 듯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연출 남기훈, 극본 전유리, 제작 아크미디어)에는 명품 조연들이 가득하다.


드라마는 광고회사 제우기획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기획1팀장으로, ‘광고의 신’으로 불리는 차민후(윤계상 분)는 일에 있어 완벽한 천재이고 그 완벽성을 팀원들에게도 요구하는 ‘까칠 대마왕’이다.


차민후 역의 배우 윤계상 ⓒ 차민후 역의 배우 윤계상 ⓒ

드라마 초반에는 여자주인공 홍예술(서지혜 분)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 크게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현실에서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하는 초능력 소유자임이 조금씩 드러난다. 남보다 10배는 뛰어난 시력과 청력, 후각과 미각은 차민후를 흡사 수퍼 히어로로 보이게 한다.


3분 뒤 도착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지금 들을 수 있고, 사람의 심장박동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집 창문에 서서 멀리 있는 오토바이의 번호판이나 사람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영상을 초 단위로 인식하며 이를 전부 기억한다. 원거리의 핸드크림 향도 확실히 구분할 정도이니 여러 가지 위험을 내다보고 대비할 수 있다. 여기에 촉각마저 특별해 키스를 하면 발달된 오감이 더욱 증폭돼 세상으로부터 덮쳐 오는 시청각 정보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기절하기도 한다.


분명 인간미와 다감함을 지녔지만, 열세 살 이후 유별나게 뛰어난 오감을 조절하며 밀려드는 오감 정보를 통제하며 사는 통에 타인에게 틈을 허락하지 않는 차민후다. 보통 남자주인공이 이러하면, 여자주인공은 밝고 맑은 성격으로 대척점을 이룬다. 그러나 ‘키스 식스 센스’의 선택은 달랐다.


홍예술 역의 배우 서지혜 ⓒ 홍예술 역의 배우 서지혜 ⓒ

10화까지 공개된 현재 아직 정확히 드러나지는 않은 차민후와 홍예술의 부친과 관련된 사고가 있었고, 그 사고의 과정과 결과로 홍예술 역시 남다른 초능력을 지니게 됐다. 홍예술은 자신의 입술에 상대의 머리카락이든 손등이든 볼이든 입술이든 신체 일부가 닿으면 그 사람의 미래를 본다.


미래를 보는 능력을 축복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남에게 들키면 ‘광녀’로 낙인 될까 두려워 숨기며 살아가는 쪽이다 보니 홍예술이 밝고 맑은 캐릭터이기는 어렵다. 자신의 능력을 가장 가까운 남자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고, 자신이 본 불행한 미래를 근거로 남자친구 이필요(김지석 분)와 헤어졌는데 그것이 미래 장면에 대한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이다 보니 홍예술은 더욱 예민해지고 혼란스럽고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연애에 있어 입맞춤은 필수인데 보고 싶지 않아도 미래를 보고 그것이 자신을 현재의 연애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본, 불행한 미래에 미리부터 불안하고 초조한 자신이 싫어 ‘연애 끊고 일만 하기로 마음먹은’ 홍예술이기에 까칠한 사수를 꼭 닮은 ‘제2의 차민후 팀장’으로 살아간다.


이필요 역의 배우 김지석 ⓒ 이필요 역의 배우 김지석 ⓒ

남녀 주인공의 성격이나 상황이 이미 이러한데, 이들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주인공 이필요마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필요는 자칭 예술가 타칭 천재로 불리는 영화감독, 그것도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스타감독이라는 직업적 배경을 근거로 할 말 다 하는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성격에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일방통행 인물로 설정됐다. 매사 직진, 두려운 자가 없다.


게다가 홍예술과 헤어져 3년 만에 돌아와 보니 그 곁에는 차민후가 연적으로 부상해 있고, 지난날에 대한 반성과 고백에 청혼 반지 하나로 3년의 공백을 날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다급한 마음에 더욱, 예술가를 빙자한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인다.


드라마 메인 포스터 ⓒ 드라마 메인 포스터 ⓒ

특정 사고로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들, 능력뿐 아니라 고통의 무게도 함께 지게 된 인물들, 초능력이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부정적 사건들도 가져오는 상황…굉장히 신선한 설정이고 흥미로운 전개를 가능하게 하는 근간이 되지만 동시에 까칠한 두 남자와 경직된 한 여자가 주인공이 됐다.


상황과 설정이 이렇다 보니 주인공들은 드라마 전체 회차의 3분의 2를 넘어설 때까지 까칠하다. 홍예술과 차민후는 여러 난관을 겪고 이제 서로에게 직진하게 된 9화가 돼서야 조금씩 표정이 풀리고 10화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웃기 시작한다.


둘의 사랑이 꽃피웠으니 이필요는 더욱 웃을 일이 없다. 다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인간적 성숙과 차민후를 좋아하다 똑같은 처지가 된 대한민국 톱스타 배우 오지영(이주연 분)과 동병상련을 나누며 10화부터 급속도로 인간미 지수를 높이고 있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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