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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계양을 접전 여론조사'에 위기 느꼈나…마이크 없이 조용한 유세


입력 2022.05.25 01:00 수정 2022.05.25 06:54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수행 최소화·지지자 없이 비공개로 선거 운동

유튜브 중계도 중단…李측 "소통 강화 취지"

판세와 무관치 않단 해석…당분간 인천에 집중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4일 오전 계양IC 도로변에서 피켓을 들고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4일 오전 계양IC 도로변에서 피켓을 들고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마이크'를 내려놨다. 파란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고 한 손에는 무선 마이크를 쥔 채로 거리 유세를 하던 이 후보는 24일부터 장비 없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수행원 수도 줄이고, 매 일정 함께했던 '개딸(개혁의 딸)', 유튜버 없이 '나 홀로 유세'로 선거 전략을 변경했다.


이 후보가 떠들썩했던 기존 유세 방식에서 비공개 유세로 변화를 준 건, 유세에 많은 인원이 함께하면서 지역 주민과의 소통에 '장애물'이 생기고, 정치적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설명이다. 최근 이 후보를 향해 치킨 뼈를 담는 철제 그릇을 던져 구속된 60대 남성도 범행 이유로 "시끄러워서"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30분 인천 계양IC 도로변에서 피켓을 들고 출근 인사를 한 이후 지역 주민을 만나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에는 '계양 테크노밸리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는 등 '지역 밀착형' 일정에 집중했다.


캠프는 공지를 통해 "이 후보는 지역구 아침인사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지역주민을 만나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한다"며 "조용히 지역주민들을 찾아뵙고 소통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거리 유세 때마다 진행된 유튜브 중계도 이날은 중단됐다.


이 후보 측은 통화에서도 "이 후보는 그동안 혼자 차분하게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싶어 했다"며 "주민과 가까이서 대면하고 소통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25일에도 아침인사를 시작으로 골목을 누비며 지역 민심에 호소할 예정이다.


'소통 강화'가 명분이지만,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접전 중이라는 계양을 판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상대적으로 쉬운 선거에 나와 당 '간판'으로서 전국 선거를 지원하겠다는 이 후보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인 선거도 위태위태한데 타 지역 후보를 지원할 여유가 있겠느냐"며 "이 후보가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민심과 여론조사 결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제가 아침 6시 반부터 지나가는 차량을 상대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는데, 현장의 반응은 그 ARS 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말 달라도 많이 다르다"며 "특히 ARS 조사 결과는 지방선거에서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많다"고 했다.


당에서도 이 후보와 결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의 선거가 상당히 좁혀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당에서 분석한 바로는 그렇게 좁혀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이 전체 선거를 지휘하면서 불가피하게 지역 유세를 지원했다는 점, 거물 외지인이라는 느낌만 주는 게 아니냐는 평가와 상대의 과도한 네거티브가 실제와 부합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났다"고도 강조했다.


캠프 차원에서도 이 후보의 조용한 유세와 같은 맥락에서 환경정화 자원봉사단을 결성했다. 캠프는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을 넘으며 흑색선전으로 얼룩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하기' 경쟁을 유도하자는 취지"라며 "골목 골목이 깨끗해지고 계양 주민들과 더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에 대한 공세도 본격화한 모습이다. 캠프는 이 후보를 외지인이라고 비판하던 윤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날인 2일에서야 인천 계양구로 주소를 옮긴 것 등을 거론하며 '가짜 계양사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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