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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갈고 닦은 AI 역량 로봇 사업서 ‘진검승부’


입력 2022.03.23 06:00 수정 2022.03.22 17:51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삼성 의료용 로봇 선보일 듯…LG ‘클로이’로 종횡무진

AI, 로봇 경쟁력과 직결…인재 영입 등 물밑작업 치열

LG전자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이 강원도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주요 전시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을 안내하며 탑재된 화면을 통해 관련 영상과 사진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LG전자 LG전자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이 강원도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주요 전시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시 작품을 안내하며 탑재된 화면을 통해 관련 영상과 사진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두 회사의 인공지능(AI)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로봇에 탑재되는 AI의 성능에 따라 제품 경쟁력이 좌우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총수가 직접 AI 인재를 영입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꽃 튀는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양사의 AI 역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로봇이 상황별 변수에 맞춰 제대로 된 작동하기 위해선 이를 판단하는 AI의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Device eXperience·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16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 모멘텀을 위해)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데,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며 신사업 분야의 투자와 개발을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의료용 로봇을 먼저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봇 케어, 삼성봇 핸디 등 가정용 로봇도 양산을 추진한다. 제품 상용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 '삼성봇'이라는 상표를 지난 1월 등록했다.


LG전자도 기존 가전에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로이 봇’을 통해 병원과 식당, 호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 무진 중이다. 시장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기업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다 센서(레이저 영상 센서)에 기반한 자율주행의 구현과 다양한 종류의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효율적이고 알맞게 처리하기 위해선 AI 기술이 담보돼야 한다”며 “이들 모두가 로봇의 핵심 요소인 점을 감안하면 AI 기술력이 로봇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로봇 사업 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래 사업 육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은 물론 스마트팩토리와 자동차 전장 시스템, 가전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장 양사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AI를 탑재해 소비자 경험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이 점차 보급화 됨에 따라 전장 사업 역시 AI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왼쪽)과 배경훈LG경영개발원AI연구원 원장(전무).ⓒ각사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왼쪽)과 배경훈LG경영개발원AI연구원 원장(전무).ⓒ각사

이처럼 AI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삼성과 LG는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이 직접 나서 인재를 영입하는 등 역량 강화를 위한 물밑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과 배경훈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원장(전무)이 대표적이다.


승 사장은 지난 2018년 이 부회장의 ‘뉴 삼성 비전’에 따라 영입된 첫 AI 인재로 글로벌 뇌 신경 공학 기반 AI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는 영입 당시 “승 사장을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선임함,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AI 기술력을 강화하고 AI 관련 사업과 전략을 고도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그의 영입 이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TV,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의 진일보를 이뤄냈다.


LG AI 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배 원장 역시 구 회장이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발탁한 인물로 세계적인 AI 비전 인식, 음성, 언어 지능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AI 문제를 주로 풀어온 응용 연구 전문가다. AI가 태동하기 전부터 자율주행과 로봇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았고 통신사에서 콘텐츠 기반의 AI 기술을 연구했다.


LG 그룹 내 16개 계열사가 참여한 LG AI 연구원을 진두지휘하며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AI 조직을 만든 건 LG가 처음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의 활용 분야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삼성과 LG 역시 천문학적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총수가 직접 챙기는 분야라는 점에서 인재영입 등 경쟁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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