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한 달 만에 방역 강화
오락가락 정책에 정책 신뢰 잃어
“지나친 경제성장 욕심은 위험 불러”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000명대를 돌파한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7175명 발생했으며 위중증 환자 역시 84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여 만에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면서 잦은 방역 기준 변동으로 국민 혼동은 물론 정책 신뢰 하락마저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4주 동안 사적 모임 인원을 수도권 6명(기존 10명), 비수도권 8명(기존 12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처음 시행한 지 한 달여 만에 다시 방역을 강화한 것이다.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큰 식당과 카페에는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도입했다. 앞으로 식당과 카페를 이용하는 경우 미접종자는 1인까지만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 만약 6인이 카페를 이용하려면 5인 이상 접종을 완료했거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한다. 모임 인원 가운데 미접종 또는 PCR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1명까지만 허용된다.
정부는 이번 방역조치 강화가 확진자 급증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11월 하루 2000명대를 오르내리던 확진자 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4000~5000명대로 늘어나더니 지난 7일에는 역대 최고인 7175명까지 급증했다.
확진자 증가와 함께 위중증 환자도 84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7일 기준 누적 4020명이 넘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주 5000명을 넘어섰고, 오늘은 7000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세가 무섭다”며 “여파로 의료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대응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재택치료를 환자 중심으로 대폭 개선한다”며 “행정지원 인력을 확대 투입하고, 의료기관도 병원뿐 아니라 의원급까지 확대하는 등 보강한다”고 밝혔다.
예측을 빗나간 확산 속도에 정부가 다시 거리 두기를 강화하자 방역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확진자 수 증가에 따른 명확한 기준 없이 정책 판단만으로 방역 규제를 조였다 풀었다 하니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을 두고 학생·학부모와 정부 간 갈등까지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학원과 독서실, 도서관 등을 방역패스 대상으로 포함하자 학부모가 반발한 것이다. 특히 두 달여 전만 하더라도 청소년 백신 접종은 자율 사항이라던 정부가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요하면서 정책 일관성을 잃어버려 현재의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이런 갈등과 정책 불신은 정부가 기대를 걸고 있는 올해 경제성장률 4.0% 달성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등은 그동안 수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4.0% 이상 경제성장을 기대해 왔다. 재난지원금 등 다양한 재정 투입을 통해 내수만 어느 정도 회복시키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방역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결과적으로 향후 내수시장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방역과 경제는 상호 유기적인 관계인 만큼 상황별 세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방역 상황을 숫자로 예측하고 향후 계획을 미리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단계별 계획을 국민에게 알리고, 방역 상황이 해당 단계에 도달하면 기존 예고대로 방역조처를 진행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지역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이후 정부 예측을 벗어난 확진자 발생이 문제가 되는 건데, 반대로 생각하면 정부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써 놨더라면 조금 더 혼란을 줄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코로나19 상황 변동에 따라 달라질 방역 대책을 국민에게 미리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 이후 국민은 백신 무용론까지 얘기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도 백신 접종만 중심에 놓고 정책을 만드는 것 같다”며 “정부가 기준 없이 방역정책을 펼치면 지난 2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비슷한 지적이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는 ‘시그널(signal)’이 중요한데 정부 정책이 자주 오락가락해선 안 될 일”이라며 “지금은 정부가 지나치게 4% 성장에 매몰돼 방역 상황을 오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4% 성장에 다소 못 미친다고 국민 경제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방역 상황은 다르다”며 “방역이 무너지면 경제 회복 역시 돌이킬 수 없다. 경제만 보더라도 지금은 무리하게 내수를 끌어올리기보다 시장 심리를 먼저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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