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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00] ④ 역대급 부동층…실언·실수 하나가 판 가른다


입력 2021.11.29 00:05 수정 2021.11.28 23:2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승리'가 당위인 양강 진영 대결 격화

지지율 보다 ‘비호감’도가 높은 대선

'마음 줄 후보 없다'…부동층 역대 최대

후보 실언·실수 하나에 지지율 '출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소감 및 각오를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소감 및 각오를 밝히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3·9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여당 지지층 중심으로 정권사수론이 형성돼 강하게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51 대 49의 싸움이었던 2012년 18대 대선을 떠올리는 정치권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대선과 비교해 차이는 유력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이 ‘역대급’으로 크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6~2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비호감도는 각각 63%와 56%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이 후보 65%, 윤 후보 60%로 비호감도는 더 올라간다.


케이스택리서치가 한겨레 의뢰로 지난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의와 윤 후보의 비호감도는 각각 55.3%와 57.3%로 과반을 넘어섰다.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은 이 후보가 34.4%, 윤 후보가 36.1%였는데 비호감도가 지지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높은 비호감은 두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무관치 않다.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해 형수 욕설, 조카 살인 변론 등의 논란이 있고, 윤 후보는 고발사주와 배우자의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양대 정당은 상대당 후보를 겨냥한 검증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는 중이다.


배종찬 인사이트K 대표는 “역대 대선은 국가 미래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는데, 이번에는 각 당의 경선을 봐도 미래에 대한 이슈는 없고 ‘승리’에 대한 당위만 있었다”며 “호감도나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우리 진영이 이겨야 하는 프레임 전쟁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커피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커피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는 양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도층이나 지지하는 정당이 있더라도 색이 옅은 유권자들의 부동층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17년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 보다 호감도가 높았는데 이번에는 비호감도가 높은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후보에 대한 정서적 일체감이 약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가 이번 대선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중도·부동층의 표심을 바꾸는 요소로 비전과 효능감, 도덕성 등이 꼽히는데, 미래 비전이나 정책적 차별화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후보의 도덕성과 개인 리스크 문제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얘기다.


이미 실언과 실수로 두 후보는 곤욕을 치렀거나 치르는 중이다. 윤 후보는 경선 막판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이른바 ‘개 사과’ 논란이 터지며 한 차례 흔들렸던 전례가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조카의 연쇄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하고, 피해자의 인터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변호사라 변호했다”고 답해 논란이 커지자 부랴부랴 다시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김 교수는 “부동층은 첫째 매력적이고 개혁적인 메시지, 둘째로 민생이나 비전 관련 어젠다에 반응하는데, 특히 세 번째 누가 도덕적으로 더 깨끗한지를 두고 표심이 변한다”며 “(조카 살인 사건과 같이) 큰 틀에서 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연결돼 투표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지지층과 달리 부동층은 주요 현안이나 이슈에 따라 표심이 바뀌는 경향이 크다”며 “부동층이 역대 어느 대선 때보다 많은 만큼, 실수를 덜하고 선거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 쪽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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