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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1주기...이재용 '뉴 삼성' 행보에 쏠리는 눈


입력 2021.10.25 06:00 수정 2021.10.24 18:42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금일 수원 선영서 조촐하게 비공개 추모식 진행

사법리스크 부담 속 美 투자 결정 등 향후 행보 주목

뉴 삼성 기틀 마련할 연말 인사·조직개편에도 이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이 비공개로 조촐하게 진행된다. 1주기 이후 올해 남은 2개월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되는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은 이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들과 일부 사장단 인사들만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과 이 부회장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차치하더라도 이달 말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최소 인원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추모식의 관심은 이 부회장이 별도로 메시지를 낼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올해 초 새로운 삼성으로의 도약을 기치로 한 ‘뉴 삼성’을 선언했지만 이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아 구속된 이후 7개월간 수감생활을 하게 되면서 후속으로 관련 내용들이 나오지 못했다.


이에 부친 1주기를 계기로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뉴 삼성으로의 재도약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지 주목된다.


별도의 메시지 발표 여부와 함께 추모식 이후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에도 취업제한 조치 등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경영 행보를 자제해 왔다.


지난달 14일 정부 주관 행사로 열린 '청년희망 온(ON)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남을 가진 것이 그동안 참석한 대외 공식 일정으로 유일할 정도다.


이 때문에 부친의 1주기를 계기로 좀 더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당장 내달 미국 출장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제 2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화된 이번 투자 건은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증설 투자로 주 정부와의 인센티브 협상 등의 문제로 아직 최종 투자 지역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1공장(텍사스주 오스틴)과 같은 지역인 텍사스주 윌리엄슨카운티 테일러시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는데 삼성의 해외 단일투자로 역대 최대인 대규모 사업인 만큼 그동안 이 부회장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측에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에도 내달 중 이 부회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제조·수요 기업들에게 주요 판매(구매) 제품과 수량, 매출, 고객사(구매처)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밀자료를 요구한 것도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국익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 부회장이 미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AP

또 미래 신사업 투자도 조금씩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 출소 직후인 지난 8월 말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를 비롯, 5세대이동통신(5G)·인공지능(AI)·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의 신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사업투자와 함께 인수합병(M&A)도 다시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삼성은 그동안 이 부회장이 수사와 재판 등으로 인한 사실상 오너 부재 현실로 인해 지난 2016년 80억 달러(약 9조원)에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지난 5년간 대규모 M&A가 사라진 상태다.


이외에도 지배구조 개편과 노사관계 등 산적한 현안들 해결에도 적극 나설지 주목된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경영 승계 포기 선언 이후 새로운 지배구조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전문경영인 중심의 집단지배체제로의 전환과 지주사 설립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주요 관계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맡긴 외부용역 결과가 연내에 나올 예정이다.


삼성은 BCG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내부 검토를 마치고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TF를 아우르는 '통합 콘트롤타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도 현재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 경영 철폐를 공식 선언한 이후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8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노사 화합 공동 선언’을 발표하는 등 진전을 이뤄내고 있는 가운데 노사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산적한 현안들로 인해 올해 남은 2개월간 이 부회장과 삼성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기업의 인력과 조직은 오너의 미래 비전과 구상이 투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통 12월 초에 이뤄지는 삼성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올해 더욱 높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제기됐던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올해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출소로 현재 취업제한 상태인 점과 삼성물산 합병 의혹 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사법리스크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신규 투자 등 사업 관련 사안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와 노조 등 조직 관련 현안들도 산적해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진전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 부담이 워낙 커 삼성으로서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1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삼성멀티캠퍼스 내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앞줄 왼쪽) 등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1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삼성멀티캠퍼스 내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앞줄 왼쪽) 등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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