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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윤석열이 피장파장이라니


입력 2021.10.18 07:02 수정 2021.10.18 10:55        데스크 (desk@dailian.co.kr)

역선택 의식 민주당 프레임 따르는 홍준표의 ‘인간성’

윤석열 공격에 날 새다 정권교체 희망도 날 샐 것인가?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역사상 가장 도덕성 없는 이재명 후보와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해서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냐. 이 후보와 도덕성 문제에서 피장파장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경선 4강 중 한 명인 홍준표가 그의 가장 강력한 적수 윤석열을 헐뜯으려고 1:1 맞수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이재명과 윤석열이 피장파장이라니 그의 인격을 의심케 하는, 저열(低劣, 질이 낮고 변변하지 못함)하기가 짝이 없는 공격이다.


홍준표는 윤석열에 대해 “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등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봤다”고 1차 맞수토론이 시작되자마자 준비된 포(砲)의 문(門)을 열었다. 민주당 후보인지 국민의힘 후보인지 분간을 어렵게 하는, 귀에 익은 여권의 프레임으로 공격 목표가 정해진 포문이었다.


한번 따져 보자. 본인 리스크라 하면 ‘고발 사주 의혹’을 말한 것일 테다. 이것은 윤석열이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제1야당 국민의힘에게 여권 인사들 고발을 부추겨 시켰다(使嗾)는 윤석열 흠집내기 목적의 폭로 사건이다. 수사가 별 진척이 없는 현재 증거도 확실치 않고 재판을 거쳐 범죄가 확정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돼 있는 사안이다.


더구나 오히려 국정원장 박지원이 고발자 조성은에게 언론사에 제보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반전이 되고 있을 무렵 대장동 사태가 터져 뉴스의 초점에서 쑥 사라져버린 사건이다. 애초에 문제의 성격이나 맥락이 분명치 않아 국민적 관심도 크지 않았다. 이렇게 다 죽은 ‘리스크’ 불씨를 상대 당 후보도 아닌 자당 후보가 살려서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부인과 장모 리스크는 또 어떤가? 이 두 사람 사건들은 윤석열을 죽이기 위해 벌써 예전에 여러 차례 수사가 돼 무혐의 결론 등이 났던 것들이 재탕, 삼탕 수사가 되고 있는, 여권의 ‘노리개’들이다. 윤석열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어떻게든 큰 범죄로 만들어질 수는 있지만, 홍준표가 외치는 윤석열의 도덕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일들이다.


설혹 그의 부인과 장모가 (윤석열이 결혼하기 전에) 천하에 파렴치한 여인네들이었다는 재판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그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데, 무슨 도덕성을 운운한다는 말인가? 그런 부인과 장모를 가진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다수 유권자들이 생각한다면 윤석열은 그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다.


리스크라는 것들의 내용과 성격이 이러할진대, 전과 4범의 집권당 최종 후보 이재명과 서로 매일반이라고? 윤석열은 세상의 잡놈들이나 하는, 형수에게 쌍욕을 뱉은 사람도 아니고 음주운전, 고위 공직자 사칭, 공무 집행 방해, 기물 파손, 무고 등의 죄를 지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는 지자체장 권력을 이용해 주민들 땅을 강제수용으로 약탈, 자기와 가까운 몇 사람들이 회사를 급조해 천문학적 이득을 취하도록 한 초대형 비리 스캔들의 주인공 또한 더더욱 아니다. 홍준표는 이런 사람을 깎아내리고 자기가 야당의 대표 선수가 되기 위해 야비한 진흙땅 싸움을 하기로 작정했다. 정치 경력 26년에 67세 나이가 부끄럽지 않은가?


토론회 후에 나온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반응을 보수 성향 언론 매체에 달린 댓글들을 통해 보면 압도적으로 홍준표에 비판적이다.


“말꼬투리나 잡고 인신공격과 내부총질만 반복하는 구태 정치인들 역겹다.”

“야당이 여당의 덮어씌우기에 싸워야 할 때 그것이 사실인 양, 같은 당에서 제기하면 국민들에게 뭐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거 포기나 마찬가지다.”

“홍준표는 민주당의 트로이 목마로 전락했다.”


물론 친정부 언론 매체 기사에는 윤석열을 비난하는 홍준표 응원 댓글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들의 역선택 덕을 톡톡히 봐왔고, 앞으로도 더 보기 위해서 그들이 고소해 할 윤석열 공격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가 경선에서 이긴다면 보수우파의 품격과 자존심에 문제가 될 것이고, 지면 홍준표 개인에게 크나큰 불행이 될 것이다. 정치 생명이 끝나는 건 물론이고 그의 26년 정치 이력서에 뭐가 남겠는가?


홍준표는 ‘피장파장’ 발언 전에 ‘조국 가족 도륙 과잉 수사’라는 식으로 윤석열을 비판해 ‘조국수홍’ 쓰나미를 겪은 사람이다. 윤석열이 조국 수사를 밀어붙이지 않았다면 지금 홍준표가 대권 꿈을 키우는 판 자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었다. 조국 수사 때문에 진보좌파 위선의 탈이 벗겨지고 그들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분출하게 된 것이다.


윤석열은 그런 국민의 여망, 바람(風)에 의해 검찰총장 직을 내던지고 정계에 발을 들여놓았으며, 일관되게 야권의 선두 주자 위치를 고수해왔다.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써준 이웃 할머니들의 지지와 성원이 고마워 그것을 씻지 않고 TV 카메라 앞에서 펴 보여준 치기(稚氣, 어리고 유치한 기분이나 감정)는 실소(失笑, 어처구니가 없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툭 터져 나옴) 거리는 될 것이나 무속 신앙 어쩌고 하며 몇날며칠을 조롱과 비난으로 지샐 일은 아니다. 이러다 정권교체의 희망이 날 새는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수준과 협량(狹量, 좁은 도량)이 이 모양이다. 잔머리와 상대편 할퀴는 말솜씨만 는 사람들이 ‘준비된 후보’들을 자처한다. 말 서투르고 정치에 갓 입문하면 준비가 안 된 사람이고, 독설과 말꼬리 잡기 잘하고 기회주의 처신으로 정치판에 오래 있기만 하면 준비된 사람들인가?


상대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표를 얻어 경선에서 이겨보겠다는 후보와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동네북 신인 후보 중에 누가 일반 당원들과 국민들의 점수를 더 받을지는 이번주 여론조사 추이가 말해줄 것이다. 선거는 머리가 아니고 가슴이 한다.


인간성, 즉 사람됨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지 지켜보기로 하자.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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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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